애스턴마틴 판매 가격을 놓고 갈등을 벌였던 공식판매사와 병행판매사가 이번엔 사명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기흥인터내셔널은 "애스턴마틴서울"이란 이름으로 오는 20일터 국내 애스턴마틴 판매사업을 본격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전시장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235에 위치하며, 오는 4월23일 개장한다. 그러나 애스턴마틴서울은 병행판매사인 크레송이 이미 쓰고 있는 사명이다. 크레송은 지난해 9월 전시장을 서울 도산대로에 마련하고, 출범식과 언론 시승회를 가졌다. 또 지난 6일엔 신차 출시 자료를 배포했다. 결국 하나의 이름으로 두 회사가 활동하게 된 셈이다.
업계는 같은 브랜드를 판매하면서 이름까지 같을 경우 소비자 입장에선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두 회사 간 갈등도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기흥은 "애스턴마틴서울은 애스턴마틴의 공식판매사만이 쓸 수 있는 "공식" 상호"라고 강조한다. 즉 영국 본사에 상호 및 브랜드 로고 사용권을 인정받았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명 사용과 관련한 소송을 크레송에 제기했다"며 "이에 따라 도산대로 전시장 간판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크레송은 전시장 간판을 "크레송"으로 교체했다. 그 아래에 애스턴마틴과 함께 향후 판매계획을 갖고 있는 맥라렌을 병기했다.
그러나 크레송측은 크게 반발했다. 두 회사 모두 수입사가 아닌 "판매사"라는 점에서 지위가 동등한 데다 국내 상표명으로 크레송이 애스턴마틴서울을 먼저 등록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기흥이 사업을 하려면 애스턴마틴서울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크레송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 판매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기흥은 직접 거래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딜러(판매사)라는 지위는 동등하다"며 "지난해 9월부터 애스턴마틴서울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를 홍보해 왔고, 법인명도 애스턴마틴서울로 냈는데 무슨 권리로 기흥이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간판을 바꾼 건 애스턴마틴과 맥라렌을 함께 팔기로 하면서 최근 크레송오토모티브라는 자동차 판매사업부를 출범시킨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흥의 애스턴마틴 판매가격 공개에 이어 사명을 놓고 정면충돌한 양사가 다음엔 어떤 갈등을 빚을 지 주목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 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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