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가 지난 3월 선보인 몬데오 디젤은 퓨전과 심장만 다른 형제차다. 외모는 똑같지만 포드유럽에서 개발한 고성능 디젤 엔진을 얹었다. 지난해 말 유럽 판매를 시작해 올 1월까지 8,000대 이상 판매됐다. 전년대비 30%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디젤차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올해 1분기 판매되는 수입 신차의 디젤 점유율은 70%를 돌파했다. 포드코리아 홍보담당 노선희 이사는 "디젤 제품군을 강화하지 않으면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핵심 전략은 포드유럽의 디젤차를 한국에 소개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2년 전 포커스에 이어 몬데오를 선보이게 됐다"고 도입 배경을 전했다.
하지만 퓨전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색다른 이미지를 심어주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포드코리아는 두 차종의 성능을 비롯한 개발 컨셉트와 생산지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보다 역동적이면서 유럽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에서 건너온 4세대 몬데오를 시승했다.
▲디자인
익숙한 외모다. 눈매를 제외하면 퓨전과 99% 동일하다. 그리고 실내외 디자인은 거의 변화가 없다. 전면의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커다란 헤드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헤드램프다. 풀LED 방식으로 교체했다. 빛 변화에 자동으로 반응하고, 코너나 굽어진 도로에서 빔의 방향을 조정한다. 여기에 주간주행등을 더해 한층 또렷한 인상을 완성했다.
보닛과 측면에는 진한 캐릭터 라인이 들어갔다. 근육질 차체로 우람하고 공격적이다. 포드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러면서도 차체 라인을 늘씬하게 뽑아냈다. 짧고 뚱뚱한 느낌보다 길고 탄탄하다. 반면 후면은 조금 심심하다. 리어램프가 작은 편이어서 차도 작아 보인다. 방향지시등과 제동등도 평범하다.
실내는 차분하다. 가죽과 크롬, 플라스틱 등을 적절히 배합했다. 다만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각종 조작버튼은 정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외 계기판의 시인성은 나쁘지 않다. 포드 고유의 파란색을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과 전동 시트, 대시보드 등에 적용된 가죽 질감은 부드럽고 안락하다. 주행 시 피로를 덜어준다.
크기는 길이 4,870㎜, 너비 1,850㎜, 높이 1,490㎜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50㎜로 경쟁차종과 비교해 월등한 편은 아니다. 비교적 두꺼운 A필러가 조금 거슬리지만 팽창형 안전벨트를 적용해 안전성을 더한 것은 강점이다.
▲성능
신형은 2.0ℓ TDCi 디젤 엔진과 6단 습식 듀얼클러치를 조합하고,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최고 180마력, 최대 40.8㎏·m의 성능을 발휘한다. ℓ당 복합효율은 15.9㎞다. 퓨전 2.0ℓ 가솔린 차종과 비교해 출력이 54마력 낮지만 디젤이라는 점에서 토크는 3.5㎏·m 높다. 복합효율은 5.6㎞/ℓ 앞선다.
디젤차의 강점을 갖췄으면서도 단점은 보완했다. 엔진 소음이나 진동은 상당부분 억제됐으며, 디젤 엔진에서 오는 피로감도 적은 편이다. 초기 응답성도 만족스럽다. 시원하게 첫 발을 뗀다.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을 확실히 잡아 속도감을 느끼기 어렵다. 가속력이 좋아 시속 100㎞까지 금방 도달한다. 엔진회전수(rpm) 2,500~3,500 사이일 때 부드럽게 치고 올라간다. 원하는 만큼 속도를 올리는 데 문제없는 수준이다. 다만 풀악셀을 밟았을때 한계가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시내와 고속도로를 주행할 땐 1,500rpm 부근에서 엔진이 활동한다. 낮은 회전수에서도 충분히 힘을 뽑아낸다. 때문에 효율면에서도 효과적이다. 회전수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효율을 높인다. 시승자들 대부분이 인증 효율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체는 단단하다. 무게감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특히 고속에서나 코너링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급격한 회전 구간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조향에 대한 반응도 수준급이다. 운전자 의도대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운전하기가 굉장히 쉽고 재밌다. 제동력도 민첩하다. 살짝 발만 올려놓아도 바로 멈춘다.
동승석의 승차감은 반반이다. 묵직한 하체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지만 다소 피곤할 수 있다. 국산 세단이 추구하는 일반적인 부드러움은 아니다. 노면 상태까지 그대로 전달한다. 꽤 단단한 설정이다.
각종 편의안전 품목도 마련됐다. 우선 전자식 스타트&스톱 기능을 넣어 효율성을 더했다. 신호 대기 때 시동이 꺼졌다가 움직이면 재작동한다. 주차 보조 시스템도 있다.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지면 경고음을 내는데, 시내 주행에선 조금 거슬릴 수도 있다. 보다 먼 거리까지 인식해 경고하기 때문이다. 물론 켜고 끌 수 있다. 주차 브레이크도 전자식이다.
상위 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 방지시스템이 적용됐다. 18인치 휠과 12개 스피커를 장착한 소니 오디오시스템도 기본 장착된다.
▲총평
수입차에서 디젤차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가솔린의 대명사인 포드도 이를 거스를 순 없다. 포드유럽에서 검증받은 몬데오 디젤은 이에 적절한 대안이다. 포드 얼굴에 유럽의 감성이 흠뻑 들어갔다. 이른바 "포드"로 디젤 유행의 흐름에 편승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포드코리아도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가격은 3,990만원부터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