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은 포드자동차 내에서 고급차를 담당한다. 미국 고급차는 물론 유럽 독일차에 맞서는 대항마다. 북미 특유의 디자인 개성을 짙게 풍기면서 여유로운 주행 감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MKZ는 엔트리급 세단으로 대형차인 MKS보다 먼저 소비자를 맞는다.
하이브리드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디젤 엔진을 상대하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디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소음과 주행 스트레스가 강점이다. 또한 효율도 높아 일반 내연기관을 대체할 유력 시스템으로 꼽힌다. 고급차를 위한 모든 덕목을 갖춘 셈이다. MKZ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디자인
링컨의 외모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독일차에 익숙한 소비자에겐 한없이 낯설지만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겐 신선하다는 평가다. 라인은 날렵하지 않지만 유려함이 묻어난다. 역동적이기보다 듬직하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곳곳의 캐릭터 라인도 깊지 않다. 무던하고 얌전하다.
전후면은 누구나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만큼 인상적이다. 전면은 좌우대칭의 날개를 연상시킨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일체형으로 디자인했다. 헤드램프의 존재감은 적은 편이지만 확실히 독특하다. 리어램프도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중점을 뒀다. 좌우 리어램프를 하나로 이어 트렁크를 가로지른다. 방향지시등이나 제동등은 작은 편이다. 리어 스포일러는 빚어낸 듯 충실하다.
실내 또한 링컨 분위기를 담았다. 유려한 선의 흐름이 마찬가지 기조를 이어간다. 특히 센터페시아에서 센터콘솔로 이어지는 라인이 독보적이다. 기어봉을 아예 없애고 모니터 옆 버튼으로 기능을 옮겼다. 손이 좀 심심하지만 공간 활용성은 훨씬 좋아졌다. 센터콘솔을 비롯한 수납 공간이 넉넉하다.
센터페시아는 모니터 옆 버튼을 제외하고 모두 터치식이다. 시인성이 나쁘지 않지만 조작 편의성은 버튼식에 비해 떨어진다. 내비게이션 기능을 비롯한 모니터의 터치감은 우수하다. 반응 속도가 빠른편이다. 계기판은 속도계를 중심으로 양 옆에 각종 정보를 띄우는 디스플레이창이 위치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작동 여부와 배터리 충전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실내 거주성도 좋다. 널찍한 차체 덕분에 답답한 느낌이 덜하다. 지붕을 완전히 덮을 정도로 거대한 파노라믹 선루프가 개방감을 더한다. 컨버터블 차종은 아니지만 계절감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성능
MKZ는 국내 시장에 2.0ℓ 가솔린과 하이브리드가 판매된다. 시승한 하이브리드는 2.0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70㎾급 전기모터, 무단변속기를 결합했다. 이를 통해 최고 전기모터의 동력원은 1.4㎾h 리튬이온 배터리로 경량화했다. 전기모터만으로 최고시속 100㎞까지 낼 수 있다. 효율은 복합기준 ℓ당 16.8㎞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상 시작부터 반응이 상쾌하다. 전기모터가 저속에서 풍부한 토크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속까지 경쾌하게 이어지진 않는다.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가속감은 느끼기 어렵다. 눈에 띄게 개성있는 외모와 다르게 다소 뭉툭하고 점잖은 편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은 합격점이다. 국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하다. 전기모터를 주로 사용하는 저속에서는 소음이 거의 없다. 풍절음도 심하지 않다. 전기모터만으로 주행 가능한 최고시속은 100㎞정도다. 이 정도 시속에서 가장 정숙하고 안락하다.
독일차와 달리 단단하게 쥐어주는 맛은 덜하다. 그럼에도 코너링에서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다. 노면을 찬찬히 감싸안고 흘러가는 느낌이다. 뒷좌석도 마찬가지로 쏠림이 적다. 출렁임이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시승은 가족을 둔 30-40대 소비자를 주 타깃층으로 설정하고, 최대한 그와 유사하게 진행했다. 따라서 급가속, 급제동을 피하고 안전최고속도를 넘지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계가 시원스럽게 올라가거나, 웅장한 엔진음과 배기음을 확인하진 못했다. 하지만 확실히 운전이 편하고 스트레스가 적다는 장점이 두드러졌다. 서울 시내와 외곽도로를 고루 주행한 결과 효율도 공시된 것보다 10% 이상 높았다.
▲총평
자동차 브랜드들이 점차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전역으로 시장을 확대함에 따라 어느 한 가지 색깔만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색깔을 잃었다기보단 동시에 여러 색을 띄게됐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링컨 역시 포드의 고급차 브랜드를 책임지면서 크게 변화했다. 큰 틀에서 미국차의 기세를 유지하고, 섬세한 부분에선 유럽의 감성을 품었다. 링컨의 변화가 어색하지만은 않은 배경이다. 이제는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져야할 때다. 새로운 링컨을 경험하고 싶다면 MKZ 하이브리드를 추천한다. 가격은 5,070만원부터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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