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시승]내구성의 끝판왕, 닛산 알티마 3.5

입력 2015년05월18일 00시00분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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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북미의 대표적인 일본 중형 세단으로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이 꼽힌다. 물론 이외 유명한 유럽형 세단도 있고, 미국산, 한국산 세단도 있다. 하지만 가장 경쟁이 치열한 차급이 바로 일본 중형 3종이 아닐까 한다. 그 중에서도 닛산 알티마 3.5ℓ를 시승했다. 이외 어코드 3.5ℓ와 캠리 3.5ℓ도 시승해볼 계획이다. 그리고 이들의 강점을 찾아내려 한다. 
 

 알티마는 미국에서도 제법 팔리는 중형 세단으로, 닛산 특유의 감성이 어김없이 묻어나는 차종이다. 닛산의 강점은 파워트레인인데,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탄탄한 기본기와 닛산 방식의 하체 세팅 조합으로 닛산만의 주행감성을 만들었다. 너무 단단하지 않은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알티마의 경우 가격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20년 전인 1993년에는 혼다 어코드 EX가 3,190만원이라는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현대차 쏘나타, 캠리, 어코드, 알티마 등이 비교될 정도로 가격이 좁혀졌다.


 ▲디자인
 외형은 닛산의 최근 디자인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다. 잔잔한 근육질의 굴곡미를 전면부와 측면, 후면부까지 적절히 조화롭게 반영했다. 비록 전면부에 주간주행등은 없지만 HID 헤드램프가 장착돼 있고, 범퍼 아래로는 방향지시등과 안개등이 자리 잡고 있다. 측면은 도어핸들에 스마트키와 연동된 잠금 버튼이 있다. 후면은 LED가 아닌 전구방식의 리어램프가 위치했다. 외관으로만 봐서는 조금 시대에 밀린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후드 지지방식도 가스식 쇽업소버가 아닌 지지대 방식이라 원가절감을 짐작하게 만든다. 또한 트렁크와 차체 연결 지지부는 통상 플라스틱 커버로 스틸 재질이 보이지 않게 감싸지만 이 부분에도 커버가 없이 그대로 드러나게 처리됐다. 보이지 않는 부분의 마감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내는 간결하다. 계기판은 속도계와 타코미터 사이 작은 LCD를 이용해 차의 정보를 나타내고, 스티어링 휠에는 각종 메뉴를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이 즐비하다. 센터페시아에 오디오와 기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모니터 부분과 공조기가 전면에 위치했고, 센터콘솔 주위엔 시프트 레버와 컵홀더, 시트 열선 스위치, 외부 전원, USB 연결소켓이 자리 잡고 있다. 북미형 차답게 센터콘솔의 크기는 상당하다. 컵홀더에 작은 컵이 들어갈 때 고정도는 고무 홀더가 추가되면 좋을 듯하다. 이외 주차 브레이크는 풋(foot) 방식이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 요즘의 추세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뒷좌석엔 최소한의 장치만 있다. 센터콘솔을 통해 전달되는 공조기의 통풍 라인뿐이다. 뒷좌석 시트열선, usb 전원, 외부 전원, 수동식 햇빛가리개 같은 기능이 없다. 도어트림의 커다란 사이드 컵홀더와 센터 암레스트 컵홀더만 깔끔하게 탑승객을 맞이한다. 천장의 조명도 앞좌석은 LED지만 뒷좌석은 전구타입이다. 앞뒤 모두 통일하면 좋았을 것 같다. 실내의 장점은 부드럽고 편한 가죽 시트와 넓은 실내 공간이다. 그 외에는 크게 경쟁 차종과 비교해 우월한 점이 없다. 딱 필요한 기능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해 놓았다.


 ▲성능
 자연흡기 엔진과 CVT 변속기의 조합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달리기 성능을 보여준다. 100㎞/h는 1,500rpm에서 발생하고, 실용 시내구간인 60~80㎞/h는 거의 1,200rpm으로 달리기가 가능하다. 결국 연비운행만 한다면 상당한 효율을 보여줄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고속화도로를 시속 90~120㎞로 달리니 효율이 17.7㎞/ℓ까지 올라갔다. 만약 고속도로를 정속으로 주행한다면 ℓ당 18㎞까지 가능할 듯하다. 하지만 경쾌한 주행을 한다면 고속화도로에선 12.7㎞/ℓ로 떨어지고, 시내에서는 5.7㎞/ℓ까지 내려간다.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역시 효율은 운전습관이 중요하다.


 주행능력은 일상적인 주행에 관점을 두어 최적화시켰다. 일반 도시에서의 시내주행은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너무 물렁이지 않고 범프 구간에선 차체를 잘 잡아주면서 부드럽게 지나간다. 각 부싱의 충격흡수 능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고속 구간과 시속 70㎞ 이상에서 순간가속과 동시에 차선변경을 할 때는 서스펜션의 세팅이 다소 불안한 상태를 보여준다. 브레이크는 ATE 제품으로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이며, 도시에서의 경쾌한 운행이나 고속도로에서도 필요한 만큼의 감속을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전반적인 알티마 3.5ℓ의 성능은 일반적인 자연흡기 엔진의 성능은 충분히 발휘한다. 거기에 CVT와 맞물려 효율면에서 최고의 상태를 운전자에게 제공했다. 정숙하고 적은 진동의 닛산 V6형 엔진.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된 브랜드의 엔진인 만큼 성능은 한번 시승해 본다면 충분히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총평
 일본차들의 평가에서 나쁜 점들을 찾기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좋은 점들만으로 구성돼 있지도 않다. 적당한 가격에 오랜 기간 스트레스 없이 탈만한 차를 잘 만들어 낸다. 거기에 가격대비 내구성이 뛰어나다. 이 하나 만으로 미국 시장에서 많은 판매를 올리고 있다. 그 가운데 알티마 3.5SL은 3만2,350달러부터 시작이고 시승차는 3만3,970달러 정도였다. 국내에서는 3,8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북미 가격에 비해서 국내가 많이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북미형 일본차의 진가는 10년 20만㎞를 타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내구성 만큼은 그 어디에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시승/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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