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삼성의 자동차 입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그간 각종 소재와 EV용 배터리 등에 치중해 왔다면 이제는 전자 분야의 진입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국제모터쇼에서 LG와 삼성의 간판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각종 전시 무대에 임하는 두 회사의 생각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삼성이 개방성을 표방한다면 LG는 폐쇄형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중국 상하이국제오토쇼 때 삼성 SDI는 조그만 전시 공간 대부분을 개방하며 관람객을 맞았다. 부품회사가 늘 고민하는 전시 공간 채우기에도 투명 플라스틱 차체를 세워 놓는 등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더불어 각종 소재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적지 않았다.
반면 LG가 만든 공간은 일반 관람이 불가능했다. 수많은 관람객이 찾는 모터쇼였지만 정작 관람은 비즈니스 관계자에게만 허용됐다. 현장의 LG 관계자들은 일반에게 보여줄 수 없는 기술이 많아 개방을 못한다고 했다. 관람객을 위한 박람회에서 정작 관람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이상한(?) 답변이 돌아온 셈이다. 외벽에 새겨진 "LG"를 보며 반가웠던 마음이 아쉬움으로 변한 순간이다.
그리고 자동차 주제 전시회에서 LG를 다시 만난 건 지난 5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EVS다. LG는 EV(Electirc Vehicle)에 활용되는 여러 소재와 부품을 묶어 전기차의 종합 솔루션 제공사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xEV Total Solution Provider"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전기차를 위한 종합 부품사가 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전달됐다.
기본적으로 전시 참여는 제품 및 관련 정보를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한 기업 활동의 하나다. 20년 가까이 국제모터쇼 등을 오가며 봐왔던 경험에 비추면 자동차 관련 전시는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외부로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불어 전시 기업마다 그 어떤 관람객의 질문도 소화해 낼 수 있는 정보 전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기업의 외형 규모와 관계없는 기본 중의 기본으로 인식되는 사안 중 하나다.
여러 박람회 중 자동차는 "박람회의 꽃"이라 불릴 만큼 관람객 많기로 유명하다. 현대문명에서 자동차는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또한 이동수단으로, 그리고 사적인 공간으로 더욱 영역이 확장되고 있어서다. 그래서 삼성이나 LG 같은 화학 및 소재, 전기전자 기업도 자동차 산업 참여를 적극 추진 중이다. "자동차와 IT의 결합" 또는 "IT와 자동차의 융합"이 화두로 떠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간 자동차 박람회에서 삼성과 LG 등은 변방이었다. 그러나 최근 서서히 자동차 박람회 참여가 늘고 있다. 자동차와 화학 및 소재, 전기전자 박람회의 성격이야 다르겠지만 정보 전달의 극대화라는 전시 참여의 기본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유할 수 있는 전시장과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전시 무대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권용주 선임기자
soo4195@autotimes.co.kr▶ [칼럼]정의선 부회장과 기아차 카렌스의 묘한 인연▶ [칼럼]현대기아차에게 중국이란? "미래의 생존"▶ [칼럼]성능 시대여 안녕, 이제는 브랜드 시대▶ [칼럼]자동차, HMI가 대체 뭐길래?▶ [칼럼]줄어드는 세단, 늘어나는 SU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