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피아트-크라이슬러의 합병 제안 거부

입력 2015년06월1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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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가 지난 3월에 이어 피아트-크라이슬러사의 합병 제안을 다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가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연례 주총 연설에서 피아트-크라이슬러가 합병 가능성 타진을 위한 회동을 제안하는 편지를 보내왔으며 이사회에서 이를 면밀히 검토,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베라의 발언을 합병 제안을 거부하고 당분간 회사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배라는 GM의 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 4년 동안 영업 마진이 줄곧 개선됐고, 내년도 목표 달성을 향해 점차 나아가고 있다고 밝히고 소기의 목표 달성시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도 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사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최고경영자(CEO)는 수익 악화에다 막대한 부채 등 경영난에 직면, 올 3월에도 베라에게 이메일을 보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힘을 합치면 수십억달러의 비용 절감과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사가 탄생할 수 있다"고 설득했으나 거절한 바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앞서 보도했다. 당시 배라 CEO 등 GM 이사회는 이 제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피아트측 면담 요청도 일축한 바 있다. 마르치오네는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직접 베라 회장 등 GM 경영진을 만나 설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M의 제2 주주인 해리스 어소시에이츠의 데이비드 헤로 수석 투자담당관은 자동차업계가 통합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헤로는 피아트-크라이슬러사 주식의 약30%를 갖고 있는 투자회사 엑소르의 주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피아트측과의 합병 제안이 주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주주 다수는 GM이 특정회사 지분 인수를 할 현금이 있으면 자사주를 사들여 외부 공격에 취약한 체질을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GM은 2009년 파산 위기 당시 구조조정을 담당한 정부 자동차산업 대책반의 일원이었던 해리 윌슨(43) 등 "큰 손" 주주들의 압박으로 주주 보상 확대 차원에서 내년말까지 50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M 주식 2%를 보유한 4개의 헤지펀드를 대표하는 윌슨은 GM 경영진이 주주들의 이익을 외면하고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80억 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과 자신에게 이사 자리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GM은 9일 올해 영업 실적과 관련, 북미지역의 영업마진 10%와 유럽시장의 손익분기점 목표에 도달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GM의 피아트 합병 제안 거부 소식이 전해진 뒤 GM 주가는 약 0.7%가 오른 35.25달러를 기록했고, 피아트 주가는 15.29달러로 1.9% 내렸다.

duck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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