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토요타 시장, 투싼 FCEV가 궁금했던 이유

입력 2015년07월02일 00시00분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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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에코풀 타운 방문기


 일본 중부 아이치현의 토요타 시(市)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토요타자동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공장과 본사가 위치해 토요타차의 발원지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것. 하지만 일본에서 토요타 시는 미래 에너지 독립과 저탄소 도시를 위한 실증 시험에 참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래의 보편적인 생활로서 탄소를 저감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친환경 생활을 목표로 하자(ミライのフツーを目指すそう)"는 게 현재 토요타 시의 슬로건이다.

 이를 위해 토요타 시는 "에코풀 타운(Toyota ECOful Town)"을 조성했다. 이를테면 몇 해 전 제주도에 조성된 "스마트 그리드"의 일본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토요타 시가 친환경 도시의 목표를 세운 지도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때문에 에코풀 타운은 스마트 그리드의 원조 격이다. 에코풀 타운에는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일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토요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와 토요타홈이라는 주택 브랜드로 참여중이다.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토요타 시의 노력은 결코 작지 않다. 에코 패밀리 지원 보조금이라는 것을 마련한 것. 여기에는 "차세대 자동차 구입에 대한 우대 제도"를 포함하며, 우대 제도 대상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 전기차(EV), 수소 연료전지차(FCEV) 등이다. 2015년 4월1일부터 신규 도입됐다.
 
 PHEV와 FCV, 초소형 EV, 순수 EV 등 자동차 형태에 따라 에코 패밀리 지원 보조금과 전기경자동차 감세 정책을 병행한다. 이 제도를 통한 보조금은 토요타 프리우스 PHV(L그레이드)의 경우 국가 보조금 최대 30만엔에 에코카 감세(중량세 약 2만2,500엔, 취득세 약 7만3,200엔)를 더하고, 아이치 현이 보조하는 자동차세 감면 혜택(약 20만엔)과 토요타 시의 최대 23만5,000엔이 추가돼 약 83만엔의 혜택을 볼 수 있다. 

 미라이와 같은 수소 FCEV는 국가보조금 최대 202만엔에 에코카 감세 혜택(중량세 약 3만엔, 취득세 약 18만900엔), 아이치 현 자동차세 감면(약 17만엔), 토요타 시 보조금 최대 33.5만엔을 받을 수 있어 총 275만엔(한화 약 2,600만원)의 구입 혜택이 주어진다. 



 


 에코 패밀리 지원 보조금에는 에너지 효율과 탄소 저감을 위한 다양한 기술에도 책정돼 있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을 때는 1㎾당 2만엔(8만엔 한도 내)을 에코 포인트라는 전자 화폐로 지원한다. 또한 연료전지 설치에도 보조금을 준다. 설치 비용(세금 포함)의 5%(9만엔 한도)를 시가 보조하는 것. 가정용 전기를 저장하는 축전지에도 설치비(세금 포함)의 5%(9만5,000엔 한도)를 지원한다.
  
 에코풀 타운에 건설된 친환경 집은 에너지 흐름 등을 파악하기 위해 HEMS 설치가 거의 필수적으로 따라 붙는다. HEMS는 "홈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약자로, 일본의 전자기업 덴소가 개발했다. 역시 보조금이 지원되며 설치 비용의 25%(4만5,000원엔 한도)를 시가 부담한다.
  


 토요타자동차의 주택 브랜드, 토요타홈이 만든 친환경 집에 직접 들어가 봤다. 이 친환경 집에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예를 들면 집 북쪽의 차가운 공기를 모아 남쪽으로 흐르게 한다. 천연 에어콘 역할을 하는 것. 햇볕이 강한 남쪽 방향에는 차양막을 길게 만들어 최대한 복사열을 피한다. 2층으로 구성된 집의 가운데는 위아래 층을 뚫어 뜨거운 공기가 집의 천정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게 했으며,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한다. 

 HEMS 시스템도 체험했다. 거실의 TV 모니터와 주방의 소형 디스플레이로 지금 어느 곳에서 얼마의 전기를 사용하는지, 외부의 태양광 발전기 등으로부터 얼마의 전력이 생산되는 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보유한 친환경 자동차를 가정용 전력으로 충전하는 동시에 가정용 전력이 부족해지면 자동차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점도 재미있다. 또한 전력이 부족한 집은 전력이 남아도는 집에서 전기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 때 전기를 나눠준 집은 점수를 매기며, 실적이 좋은 집에게는 전자 화폐인 에코 포인트를 부여한다.
  

 현재 에코풀 타운 실증 사업에 참여한 세대는 65여 가구 정도다. 주민들은 새로운 방식의 생활에 모두 만족을 하고 있다. 특히 아이가 많은 집일수록 탄소 저감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실제로 얼마나 탄소를 줄이는지 눈으로 확인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게 이 날 견학 담당자의 설명이었다.
 
 방문 당일 에코풀 타운의 개요를 전시한 파빌리온에선 15만 번째 공식 방문자 행사가 열렸다. 마침 이 자리에는 토요타 시의 오오타 토시히코 시장도 참여했는데,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의 말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오오타 시장은 "에코풀 타운에 많은 응원과 함께 꼭 다시 찾아와 달라"며, "현대자동차 투싼 FCEV는 토요타 미라이와 비교했을 때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기자는 몇 년 전 현대차 용인 마북연구소에서의 투싼 FCEV 시승을 떠올리며 답했고, 시장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토요타 시는 인구 42만명 규모의 중소 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전체를 향한 친환경 도시로 변신을 선언했다. 덕분에 오오타 시장 역시 최신 친환경차에 대한 조예가 매우 깊었다. 친환경 도시에 대한 확신이 찬 그와의 대화에서 교통과 삼림, 산업과 생활의 모든 방면에서 친환경을 추구한다는 토요타 시의 미래를 향한 의지 또한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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