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쏘울이 최근 새 디젤 엔진과 7단 DCT를 얹고 재기에 나섰다. 유로6를 충족하는 동력계를 중심으로 상품성 개선을 이룬 것. 이에 따라 저조했던 판매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아차에 따르면 쏘울은 지난 2008년 9월 양산형 1세대가 출시됐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박스형 차체와 2006년 북미모터쇼에 공개한 컨셉트카 기반의 디자인이 화제를 모았다. 2013년 11월 출시한 지금의 2세대는 2012년 선보인 컨셉트카 트랙스터에서 가져온 디자인이 특징이다.
그러나 쏘울은 등장 때부터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세단과 미니밴의 장점을 조합한 크로스오버 제품인 만큼 오히려 애매한 차급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런 만큼 기아차도 공간활용성은 미니밴의 특성을, 승차감 등은 세단을 추구하며 양쪽 소비자 모두를 겨냥했다.
하지만 우려대로 쏘울은 애매한 차급이 됐다. 다부진 SUV에 가까웠던 컨셉트카와 달리 1세대는 톨보이 스타일의 해치백에 가까웠던 탓에 출시 초기 주차장에서 경차 요금을 내고 나왔다는 소비자도 많았다. 2세대 역시 양산에 이르면서 디자인 완성도가 낮아지며 결국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갈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하지만 크기를 비롯한 상품성은 호평받았다. 르노삼성차 QM3 및 쉐보레 트랙스에 밀리지 않는 덩치, 주차보조시스템, 플렉스 스티어, 차선이탈경보장치, 하이빔어시스트 등 경쟁 제품에 없는 품목이 인기를 끌었고, 가격도 1,600만~2,275만원으로 비교적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판매는 하락세다. 현재 쏘울의 월 평균 판매는 386대로 1세대의 1,235대와 비교해 68.7%나 떨어졌다. 경쟁사들이 소형 SUV로 젊은 층을 사로잡을 때 쏘울은 외면받았다는 의미다. 반면 해외 시장에선 여전히 인기 제품이다. 특히 북미 수출은 2009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누적 판매만 64만8,157대에 달한다. 그만큼 국내와 해외 소비자 취향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쏘울의 국내 재기를 위해선 역동적 디자인이 절실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게다가 쏘울의 주력 소비층 성향이 역동성을 흐름으로 여기는 점도 배경이다. 그런 점에서 트레일스터 컨셉트는 쏘울의 새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월 시카고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낸 트레일스터는 양산형 쏘울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동력계와 4륜 구동, 아웃도어에 어울리는 외관을 채택했다. 초대 컨셉트카가 지녔던 SUV에 가까운 성격으로 회귀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역동적인 쏘울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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