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재기 발랄한 주행, 캐딜락 ATS 쿠페

입력 2015년07월15일 00시00분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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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딜락의 스포츠 엔트리 세단 ATS는 변화의 시작이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받았던 과거와 달리 스포츠 세단으로서 유럽 럭셔리카에 대항하는 차로 개발해서다. 특히 ATS 쿠페는 세단보다 스포츠 주행에 더욱 초점을 맞춘 차다. 캐딜락도 재미있는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아메리칸 드림"과 미국 본연의 럭셔리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차다.    


 ▲디자인
 캐딜락의 디자인 기조 "아트&사이언스"는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날카롭게 직선만을 강조해 온 이전과 비교해 ATS는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한국에서 캐딜락은 "볼드 럭셔리", 즉 대담한 고급스러움을 내보이는데 오히려 이를 글로벌 슬로건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선이 굵다. 게다가 날렵한 외관은 쿠페가 가진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요소다. 역동성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쿠페에 있어 강력한 인상은 분명 구매의욕을 당기는 부분이다.
 

 헤드 램프는 펜더와 보닛 사이를 파고 든다. 역시 과감하다. 방패형 그릴은 안정감과 동시에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릴 중앙에는 캐딜락의 새 엠블럼이 위치한다. 깔끔하게 다듬은 엠블럼이 캐딜락이 나아갈 방향을 대변한다.

 측면은 쿠페의 특징이 더 두드러진다. 길게 쭉 뻗은 모양이 마치 여성의 건강한 각선미를 연상시킨다. 높이는 세단에 비해 25㎜ 낮아졌다. 눈으로 차이를 실감하긴 어렵지만 시각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낮아진 높이 덕분에 A필러가 세단에 비해 조금 눕혀진 것. 예리한 각도를 그린다. 


 리어 램프는 헤드 램프와 비슷한 형태다. 보닛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트렁크 도어의 양 끝을 강하게 움켜쥔 모습이다. 미국 특유의 힘이 느껴진다. 트렁크 리드는 공기흐름을 위해 스포일러 구조로 만들고, 브레이크 램프를 더했다. 아래로 이어진 돌출 디자인과 크롬 바는 고급스러운 캐딜락의 정체성을 담았다. 


 실내는 세단형과 큰 차이가 없다. 전반적으로 잘 정돈됐다. 도어트림 등에 들어간 무광택 금속 질감의 마감도 쿠페의 스포티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조명은 GM 계열 차들이 그러하듯 연한 푸른색을 사용하는데, 미래지향적이다.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도 든다. 다만 겨울엔 조금 차가워보일 것 같다.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은 터치식이다. 하지만 터치 인식률이 조금 떨어진다. 버튼식으로 돌아와도 무방할 듯하다. 신기술이라고 사용자 모두가 좋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유럽 브랜드들 대부분이 아직도 버튼 기반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차별화는 됐으나 편의성에선 큰 장점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  


 시트는 스포츠 쿠페임에도 부드러운 편이다. 미국의 정서를 반영한 부분이다. 세미 버킷시트는 몸을 잘 다잡는다. 시트 본연의 기능을 놓치지 않았다. 쿠페의 뒷좌석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성능
 4기통 2.0ℓ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최고 272마력, 최대 40.7㎏·m, 0→100㎞/h 가속 5.6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2,100~3,000rpm에서 최대토크의 90%를 쓰도록 부스트 압력을 증가시키는데, 순발력을 중시하는 운전자의 성향을 가미한 덕분이다. 주행상황에 따라 기본투어 모드, 스포츠 모드, 스노/아이스 모드 등을 고를 수 있다. 각 모드가 주는 승차감의 차이는 명확한 편이다.


 순발력은 상당히 뛰어나다. 폭발적이고 강력한 성능까지는 아니지만 쿠페 특유의 민첩함이 돋보인다. 스포츠 세단을 목표로 하는 ATS 세단 역시 성능에 큰 불만이 생기지 않았는데, 쿠페에서는 그 맛이 더욱 살아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빠른 반응으로 움직인다. 세단 대비 40㎏ 줄어든 무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투어 모드에서 꾸준히 속도를 높이니 안정적인 가속이 이뤄졌다. 장거리 여행을 상정한 주행감성 덕분인지 속도를 올리는 일에 무리가 없다. 고속 상황에서 차체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도 상당하다. 상하좌우 흔들림도 최대한 억제했다. 반면 약간 심심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지루함을 이겨내려 스포츠 모드를 가동했다. 순간 엔진회전음이 강하게 귀를 때린다. 엔진의 회전을 충분히 쓸 수 있도록 세팅이 변화했다. 가감속에 힘이 붙는다. 특히 속도가 오르는 부분에서 강한 힘이 걸린다. 맹수가 먹이를 사냥할 때 웅크렸던 몸을 확 펴는 기분이 든다.
 

 하체 강성은 독일차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단단한 하체는 아니지만 주행에 있어 불안감을 느끼기 어렵다. 트랙에서 ATS 쿠페를 경험한 일이 있는데, 당시에도 코너 구석구석을 돌아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약간의 부드러움도 나타난다. 유럽 지향이긴 해도 미국차의 정체성을 버리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제동력은 여유가 있다. GM차들이 대부분 여유로운 제동력을 갖고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총평
 쿠페와 같은 틈새차종은 인기를 끌기 어렵다. 시장에서 역할은 시장확대보다 제품군 확대를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소수의 취향을 고려해 개발하는 편이다. 그러나 ATS 쿠페는 어느 누가 타더라도 즐거운 주행이 가능한 차다. 소수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스포츠 쿠페라는 인상이 강하다. CTS와 ATS 세단이 브랜드 실적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면 ATS 쿠페는 즐거운 캐딜락을 만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판매가격은 5,300만 원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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