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준중형 스포츠 세단의 철옹성, BMW 320d

입력 2015년09월07일 00시00분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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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시리즈는 BMW 전체 판매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차종이다. 1975년 첫 출시 후 40여년 동안 세계 시장에 1,4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그런데 3시리즈가 위치한 준중형 세단 시장은 경쟁도 치열하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아우디 A4, 재규어 XE, 렉서스 IS 등 쟁쟁한 도전자들이 호시탐탐 왕좌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대부분 젊은 소비층에 맞춰 역동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강조한다. 이미 이들의 상품성은 상위 차급을 뛰어넘을 정도로 특화됐다. 


 6세대 3시리즈는 지난 2012년부터 판매됐다. 이번에 내놓은 부분변경차는 내외관 디자인을 다듬고 편의품목과 세부 트림을 손 본 정도다. 지난해 벤츠가 신형 C클래스를 출시하고, 얼마전 재규어가 XE를 새로 선보인데 대한 일종의 방어로 해석된다. 급변하는 수입차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철옹성은 없다는 것을 BMW도 알고 있어서다. 부분변경한 3시리즈를 시승했다. 

 ▲스타일
 외관 변화는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기존 겉모습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면부에 LED 헤드램프를 확대 적용했으며, 눈썹 형태로 자리잡은 방향지시등을 수평 형태로 통합했다. 뒷면 역시 LED 램프를 탑재했다. 



 실내도 변화를 최소화했다. 조작 버튼과 송풍구, 중앙 컨트롤 패널에 크롬 디자인을 추가했다. 컵홀더와 내부 수납이 가능한 센터 콘솔엔 슬라이딩 커버를 더했다. 그리고 양쪽 A필러 부분에 스피커를 넣어 총 9개의 하이파이 라우드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형을 내놓으면서 M 스포츠 패키지를 확장한 것도 특징이다. 320d 투어링의 경우엔 M 스포츠 패키지를 아예 기본으로 넣었다. M 스포츠 패키지는 내외장 패키지와 8단 스포츠 자동 변속기, 18인치 M 경합금 더블 스포크 휠 등으로 구성된다. BMW코리아 상품개발 담당자는 "3시리즈의 경우 M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며 "약 600만원 정도하는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제공하면서 가격 인상은 최소화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투어링 차종에만 탑재되던 트렁크 게이트 자동 개폐 기능도 기본으로 확장했다. 스마트 키를 소지한 채 트렁크 하단부 중앙을 가볍에 발로 차면 트렁크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기능이다. 두 손에 짐을 들고 있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성능
 동력 성능 또한 기존과 거의 같다. 2.0ℓ 트윈파워 터보 디젤과 가솔린 엔진이 마련됐다. 시승한 320d는 2.0ℓ 디젤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 최고 190마력에 최대 40.8㎏·m의 성능을 발휘한다. 안전 최고시속은 230㎞, 0→100㎞/h는 7.2초다. 경제성을 더한 320d 이피션트드라이브(ED)는 동일한 동력계를 장착했지만 최고출력을 27마력 낮추고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다만 아직 복합효율 인증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 


 시승을 시작하자마자 "훨씬 조용해졌다"는 생각이 강하게 몰아친다. 바로 이전에 시승했던 재규어 XE와 비교해도 엔진음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물론 새 차여서 더욱 그렇게 느낄 수 있다. 다만 기존 BMW 디젤 엔진이 다소 시끄럽다는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히 정숙하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만족스런 부분으로 꼽힌다. 

 작고 가벼운 차체만큼이나 몸놀림이 자유롭다. 운전자의 조작대로 따라와주니 운전할 맛이 난다. 가속 페달을 밟는대로 가뿐하게 치고 올라간다. 초반 가속이 즉각적이고, 중후반을 넘어서도 페이스를 끌어가는데 큰 스트레스가 없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는 상당히 가볍고 부담이 없다. 반응은 직관적이다. 

 코너링을 빠져나가는 몸짓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다른 차들을 조롱하듯 노련하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움직임은 날렵하지만 무게 중심이 있다. 가벼워서 뜬다는 생각이 안든다. 물론 제동도 수준급이다. 크게 밀리는 현상없이 밟는대로 선다. 


 실내 분위기는 재규어 XE와 전혀 다르다. XE가 운전자와 동승자를 한 바퀴 둘러 감싸는 디자인으로 안정감을 줬다면 3시리즈는 시트가 좀 더 낮고 스포티하다. 또한 XE의 시트가 달리기를 위해 몸을 감싸도록 최적화됐다면 3시리즈는 스티어링 휠이 작고 한 손에 들어온다는 점이 보다 역동적이다. 

 ▲총평
 3시리즈의 달리기 성능은 명불허전이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취향을 너무나도 잘 아는 BMW코리아의 편의품목 선택력이 조미료 역할을 한다. 큰 변화가 없어 아쉬울 수 있지만 이미 최고의 맛을 선사하는 맛집에서 유행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했음에도 다소 오른 듯한 가격은 아쉬운 부분이다. 고급 편의품목을 추가하고 트림을 조정해 정확한 가격비교가 어렵지만 회사는 기본적인 상품성이 향상됐다는 입장이다. 개별소비세가 적용된 가격은 320d가 4,940만원, 320d x드라이브 5,340만원, 320d M 스포츠 패키지 5,390만원, 320d ED 4,600만원이다. 가솔린은 320i 럭셔리가 4,940만원, 328i M 스포츠 패키지 5,840만원, 320d 투어링 M 스포츠 패키지 5,610만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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