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시승]프랑스식 실용과 합리주의, 푸조 2008

입력 2015년09월09일 00시00분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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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소형 CUV 시장은 전쟁터다. 쉐보레 트랙스, 쌍용차 티볼리, 기아차 스포티지, 르노삼성 QM3 등이 포진돼 있고, 수입차는 푸조 2008, 폭스바겐 티구안 등이 마련돼 있다. 그 중 푸조 2008은 프랑스의 실용주의를 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차종이다.

 푸조는 소형 CUV, SUV 급으로 2008, 3008 등을 구분한다. 해치백으로는 208과 308이 존재하며, 세단 스타일의 508과 왜건의 308, 508도 존재하지만 푸조의 매력은 역시 소형차를 기반으로 한 프랑스식 실용주의와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맛이 포인트다. 그래서 이번에는 2015년 프랑스 스타일을 보여주는 2008 펠린 L을 시승했다.

 ▲디자인
 2008은 "이런 것이 프랑스 스타일인가?"라는 의문을 남긴다. 언뜻보면 너무 많은 선 터치로 산만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프랑스 스타일의 세심함으로 무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프랑스 차의 매력일 수도 있다.

 전면부는 보닛 위 푸조 엠블렘이 멋스럽게 놓여 있고, 플로팅 그릴 위의 "Peugeot"가 앙증맞게 새겨져 있다. 헤드램프 아래는 상향등과 하향등 사이가 살짝 꺾여 있어 과감한 모습을 보여준다. 측면은 전면부에서 흘러나온 곡선이 앞좌석을 통해 뒷좌석으로 흘러가는데 뒷좌석 도어 위 크롬 몰딩 부분은 보다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면의 트렁크 부분은 번호판 부위가 기울어져 있는 형태로 자리 잡는다. 물건을 싣고 내리는 편리성을 위해 트렁크 높이를 낮춘 형태로 설계했다. 부피가 큰 물건을 싣고 내리기에 불편함이 없다. 리어램프 모습은 마치 사자의 발톱으로 할퀸 자국처럼 표현했다. 곳곳에 푸조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특별함을 잘 부여했다.

 실내는 모던하다. 다양한 기능들이 곳곳에 숨어 역할을 다 해내고 있다. 가죽과 천이 섞여진 시트는 크게 불편함이 없고, 운전석은 계기판 위치가 높게 설정돼 있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의 크기가 앙증맞을 정도로 작다. 마치 놀이동산에서 범퍼카를 타는 느낌이다. 물론 D컷 스타일의 스포츠형이다. 시트는 오랜 기간 소유해도 잔고장이 없도록 설계했다. 전동시트가 아닌 수동시트지만 몸에 맞게 세부적인 위치 이동은 가능하게 했다. 뒷좌석은 불편하지 않지만 큰 덩치의 성인이  장거리를 운행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점이 있는게 아쉬움이다.

 시승차는 펠린 L 최고 등급이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장착되고 실내 LED 무드라이트가 들어가 있다. 주차에 자신없는 사람을 위한 파크어시스트 시스템과 7인치 터치스크린에 통한 전반적인 차의 정보와 멀티미디어를 제어할 수 있다.

▲성능
 1.6ℓ 배기량을 가진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근래의 다운사이징 추세로 92마력이고, CO2 배출량에서는 110g/㎞로 매우 낮다. 하지만 시내와 고속주행에서 큰 불편함 없는 가감속을 즐길 수 있다. 푸조는 대부분 MCP방식의 변속기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싱글클러치 기반의 6단 변속기로 고효율과 고연비에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

 핸들링은 의외의 느낌이다. 근래의 차들이 대부분 핸들링 부분에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만 2008의 핸들링 또한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조향에 의한 차의 반응이 상당히 빠른 수준이다. 브레이크는 1 피스톤 방식의 캘리퍼를 사용하지만 즉각적인 응답과 불안하지 않은 감속 성능을 보여준다. 물론 초고속 영역에서 급박한 풀 브레이킹의 부족한 부분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승차감은 프랑스 차답게 적당히 단단한 성격을 가진다. 노면의 충격흡수 능력은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정속주행시 느낌은 약간 단단한 성격으로 노면의 굴곡진 상황을 몸으로 받는 정도다. 이 부분 역시 프랑스 차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도로 여건이 좋지 않은 도로에서 잘 버티면서 장거리 여행을 위한 준비가 돼 있는 모습을 2008에서도 어김없이 느낄 수 있다.

 2008의 연비(km/l)는 복합 17.4㎞, 도심 16.2㎞, 고속도로 19.2㎞의 1등급이다. 실제 운행해보면 도심에서 경쾌한 운전에서도 15.4㎞의 연비와 고속화도로에서 19.4㎞, 고속도로 정속주행 시 25.6㎞가 트립에 표시됐다. 무서운 연비효율은 여러 상황속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능력을 지닌 것은 틀림없다.

 ▲총평
 푸조, 시트로엥, 르노 등의 프랑스 차들은 어떻게 보면 한국 도로에 매우 적합한 차다. 그 중 푸조 2008은 다양한 장점을 지닌 도심형 CUV, SUV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MCP변속기의 이질감이 있지만 프랑스식 실용주의와 합리주의를 감안하면 충분이 이해할 수 있다. 가격도 상당히 매리트가 있다. 하지만 AS와 기타 유지관리 면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가져가느냐도 중요하다. 2008이 경쟁은 국내 제품이기 때문이다.

 박재용(자동차칼럼니스트, 이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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