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이면 순수 전기차 100만대 시대 열린다

입력 2015년11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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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오는 2030년이면 순수 전기차의 국내 판매 100만대(누적 기준)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은 국내 전력시스템의 핵심 설비로 널리 활용되면서 10GWh(약 5조원) 규모로 확대되며 누구나 전력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시장도 조성된다. 정부는 향후 5년간 19조원 규모의 기업투자가 이뤄지는 등 에너지 신산업 시장이 2030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통해 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온실가스는 5천500만t을 감축할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신산업 토론회"를 개최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정책 방향인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해 누구나 전기를 생산, 판매할 수 있는 내용의 에너지 프로슈머 등 4가지 트렌드가 미래 에너지 사회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면서 관련 대응 과제를 마련했다. 나머지 트렌드는 분산형 청정에너지, 전기자동차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온실가스 감축 등이다.

 우선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를 100만대 이상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순수 전기차는 내연기관 없이 배터리와 모터로만 움직이는 차를 말한다. 정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 2020년까지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육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계획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는 지난해 2020년까지 전기차 20만대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만들었고 이번에 관련 내용을 보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기차 도입에 적극적인 제주도를 정책적으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도내에서 운행하는 37만여대의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2020년까지 1회 충전거리를 기존 대비 2.5배 늘리고 전국 각지에 충전소를 대폭 확대하는 등 충전 관련 인프라 확충에도 힘쓸 계획이다. 시내버스 3만3천여대도 2030년까지 차례로 전기차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는 또 2030년까지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을 우리나라 전역에 확산하기로 했다. 10개 이상의 대학과 100개소 이상의 산업단지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을 확대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지능형 전력망 등으로 자체 전력을 생산, 소비하는 독립형 전력 시스템을 뜻한다. 화석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제로에너지 빌딩을 공공주택에 시범 적용하고 2025년부터는 신축 건물의 경우 제로에너지 빌딩을 의무화한다.

 정양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날 세종청사 브리핑에서 "2030년까지 총 40만 가구에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대여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고효율 발전시스템(USC)을 전체 40%까지 확대 적용하고 대용량 전력 송전 시 손실이 적은 초고압직류송전시스템(HVDC)을 국내 고압선로에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전력시스템에 ESS의 적용을 확대해 2030년까지 10GWh(약 5조원) 규모로 늘려간다. 정 실장은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ESS의 특성을 고려해 신재생에너지, 국내 배전망, 발전기 예비력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전기사업법 등 기존 법제도를 개정하고 계절별·시간대별 차등 요금제도를 확대해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신산업 확산을 위해 정부는 내년도 관련 예산안을 1조2천890억원(정부안)으로 편성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기업에서도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앞으로 5년간 1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2030년에는 관련 시장의 규모가 100조원대(내수와 해외시장 진출 포함)로 커질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에너지 프로슈머 분야에서 73조원 규모(일자리 41만7천명)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고 저탄소 발전과 순수 전기차 시장 규모는 각각 10조2천억원(4만6천명), 17조9천억원(3만명)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온실가스는 에너지 프로슈머 분야에서 2천160만t이 줄어드는 것을 비롯해 저탄소 발전에서 1천870만t, 순수전기차 120만t, 친환경 공정 신산업에서 1천470만t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재도 산업부 2차관은 "온실가스 5천500만t은 우리가 2030년에 감축해야 할 목표치의 17~18%에 해당될 정도로 상당히 많은 양"이라며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는 이산화탄소처리(CCS) 사업을 통해 2030년에는 매년 400만t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차관은 "30일부터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새로운 기후체제가 수립되면 각국은 이미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이행해야 한다"며 "신규 체제에서는 기후 변화를 위기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시장, 기술, 민간 투자를 통해 극복해보자는 메시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이회성 의장이 기조발표자로 나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식량 공급 위협 등을 고려할 때 신기후체제는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라며 "온실가스 감축 부담은 기술 혁신을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화석연료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기회 요소"라고 강조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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