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짜릿한 다운사이징 핫해치, 폭스바겐 골프R

입력 2015년12월02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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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차 회사에게 4기통 2.0ℓ 엔진은 주력제품에 얹을 정도로 중요한 동력계다. 차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제품에 탑재할 수 있는 최적의 크기여서다. 여느 완성차 회사와 마찬가지로 폭스바겐 역시 골프, 파사트, 티구안 등에 자연흡기, 터보의 가솔린과 디젤에 2.0ℓ 배기량을 적용 중이다.

 그 가운데 골프의 최고성능 버전인 골프R은 조금 유별나다. 이전 R32의 V6 엔진을 버리고 2.0ℓ 터보를 채택한 이른바 다운사이징이 이뤄진 덕분이다. 그럼에도 최고출력은 250마력에서 292마력으로 끌어올렸다. 엔진은 작아졌지만 성능과 상품성은 크게 오른 골프R을 시승했다.

 ▲디자인
 외관은 영락없는 골프다. 그러나 면밀히 들여다보면 높아진 성능에 맞춰 부분변경이 이뤄졌다. 전면부는 흡기구 크기를 키우고 크롬을 두른 립 스포일러를 내려 과격한 표정이다. 여기에 "R"엠블럼을 그릴에 부착했다. 지상고는 생각보다 낮지 않아 여느 요철을 통과하기에 무리가 없다.

 측면은 휠하우스를 19인치 알로이 휠로 가득 채웠다. 덕분에 차체는 작아 보이지만 그만큼 잘 달릴 수 있을 거란 믿음을 준다. 사이드미러는 알루미늄 효과를 넣었다. 폭스바겐, 아우디가 고성능 제품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다. 도어 아래 로커패널도 마찬가지로 사이드스커트를 덧댔다.

 후면부는 골프의 레터링을 배제해 "골프와는 전혀 다른 차"라는 점을 각인시킨다. 공력성능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뒷 유리 상단은 스포일러를 연장했으며 범퍼 아래는 디퓨저를 마련했다. 머플러는 소형차에서 보기 힘든 4개를 뽑아냈다.

 차별화 요소는 검정색으로 치장한 실내에도 가득하다. D컷 스티어링 휠, 시트 등받이 등 곳곳에 "R"로고와 푸른색이 즐비해있다. 특히 도어 트림과 세미 버킷 시트, 기어 노브는 탄소섬유를 모사한 지그재그 패턴을 새겼다. 계기판 바늘은 "R"특유의 짙은 파란색을 강조한 탓에 야간 운전 시 가시성이 떨어진다. 뒷좌석은 구동계 변화에 따라 센터터널이 솟아올랐다.

 편의품목은 파노라마선루프, 선 스크린 블라인드 등을 마련했다. 안전품목은 다중 추돌 방지 브레이크, 주차보조장치, 오토 홀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피로경보 및 도난경보장치 등을 탑재했다.

 ▲성능
 골프R의 핵심은 전투적으로 변모한 동력 성능이다. 동력계는 4기통 2.0ℓ TSI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0.02초만에 변속하는 6단 듀얼클러치(DSG)를 조합했다. 최고 292마력, 최대 38.7㎏·m의 성능을 발휘한다. 핫해치의 대명사로 꼽히는 GTI보다 81마력, 3.0㎏·m이 높다.

 급가속 시 속도계가 숨가쁘게 돌아간다. 굳이 쥐어짜지 않아도 가속력이 여유롭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끌어올리는 시간은 5.1초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배기음은 가속을 부추긴다. 그 끝은 250㎞/h에 묶여있다.

 구동방식은 R32가 그랬듯 4륜구동 시스템인 4모션을 활용했다. 할덱스의 손길이 닿은 전자식 구동계와 각종 전자식 제어장치는 어지간한 코너를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돌아나갈 수 있게 돕는다. GTI와 가장 많이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전용 섀시도 날렵한 거동을 한 몫 거든다. 캘리퍼에 "R"로고를 새긴 전용 브레이크 역시 고출력을 뒷받침할만한 제동력을 제공한다.

 주행모드는 변속시점, 스티어링휠 무게감, 공조장치 제어 개입에 따라 일반, 레이스, 에코, 개별설정 4가지를 제공한다. 모드별 차이는 넘치는 성능만큼이나 크다.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9.9㎞다.

 ▲총평
 평범하기만 했던 해치백 교과서의 짜릿한 변신이다. 실용성과 고성능을 지향하는 핫해치의 궁극적인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다. 다운사이징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으며 구동계도 진화했다.

  가격은 5,190만원. 일반 골프의 1.5배에 달하지만 그만한 고성능과 운전재미가 가득 담겨있다.

시승=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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