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차' 설득나선 곽진 부사장 "H-옴부즈맨제 도입"

입력 2015년12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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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차량 화재를 다뤘는데 피해 당사자는 답답하고 속 타는데 현대차는 조사 내용을 대외비라고 공개도 안하고 대응이 무책임하고 성의없었다."
 "자동차정비 전문가인 박병일 명장을 현대차가 고소한 것은 건너지 말았어야 할 강을 건넌 것으로 엄청난 안티를 양성했다. 박 명장을 찾아가 지난 실수를 사과하고 협업하라."

 현대자동차 경영진이 안티팬들과 직접 만나 현대차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토론하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현대차 곽진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은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고객·경영층 직접 소통 프로그램 "마음 드림(Dream)" 세 번째 행사에 참석, 대표적인 안티카페 "보배드림" 회원 30여명을 비롯한 고객 10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현대차를 표적으로 삼고 "흉기차"라고까지 부르는 안티팬들과 경영진이 만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내수-수출용 차량의 에어백과 가격 역차별, 내비게이션의 낮은 품질, 서비스 불친절 등 날선 질문을 던져 때론 긴장감 흐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곽 부사장은 "국감도 갔다왔는데 오늘이 더 떨린다"고 할 정도로 진땀을 뺐다. 간담회 동안 "고객을 실망시킨 점 송구스럽다", "고객 불편에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줄곧 낮은 자세를 취했으나 질문에 따라선 "현대차가 내수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운다는 부분은 아니라고 확언한다"고 밝히는 등 오해에는 단호히 대응했다.

 곽 부사장은 간담회에서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고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객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더욱 고객지향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H-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옴부즈맨 제도는 고객들이 신차개발, 판매·서비스 부문의 질적 발전을 위해 "미스터리 쇼핑"을 하고 시판 중인 양산차에 대한 상품 운영 개선을 제안하면 이를 상품, 판매·서비스, 마케팅 등 국내 영업 전 부문에 반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또 내년부터 사고나 결함 신고 접수 시 원인 규명을 할 때 공신력있는 외부전문가나 기관과 협업하고 현대차에 비우호적인 구성원까지 포함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곽 부사장은 에어백 역차별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국내에서 출시된 6개 차종에 북미와 동일한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확대 적용했다"면서 "앞으로 소형 차급까지 확대해 전 차종에 추가 장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 판매 급증에 대해서는 "고객들의 다양성에 대한 니즈, 당사에 대한 실망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내실과 기본기 강화를 통해 수입차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상품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곽 부사장은 간담회 말미에 "현대차에 쓴소리하는 고객을 "안티"라고 선긋기보다 오히려 바른말을 해주는 소중한 조언자라 생각한다"며 "대안 있는 비판"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3일부터 한주간 현대차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한 1천512명 중 100명이 참석했다. 80명은 간담회 전 남양연구소 투어 프로그램에 참석해 내년 초 출시될 "아이오닉(프로젝트명 AE)"을 최초로 봤다.

 곽 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차종의 출시 계획에 대해 "내년 2월 EQ900 리무진을 출시하고 내년 하반기에 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50% 이상 연비가 향상된 제네시스 (2세대) 디젤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1월 친환경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출시에 이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추가로 출시, 세계 최초로 단일 차종 3개 라인업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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