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가솔린 가고 디젤이 온다, 포드 쿠가

입력 2015년12월16일 00시00분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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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가 첫 디젤 SUV 쿠가를 내놨다. 같은 얼굴이지만 이스케이프가 미국산 가솔린 SUV라면 쿠가는 유럽산 디젤 SUV다. 퓨전과 몬데오의 입장과 동일한 셈이다. 이에 따라 포드는 거의 절반에 이르는 제품군을 디젤로 채우게 됐다. 거스를 수 없는 디젤 트렌드를 따르게 된 것이다.

 일단 포드는 올해 국내 1만대 판매를 목전에 뒀다. 여기에는 디젤 확대가 큰 보탬이 됐다. 이에 따라 올해 마지막 주자인 쿠가의 초반 인기가 중요하다. 2.0ℓ 디젤 엔진을 얹은 쿠가를 시승했다. 


 ▲디자인
 내외관 디자인은 기존 이스케이프와 거의 같다. 헤드 및 리어램프가 살짝 날렵해진 정도다. 전면은 공기흡입구가 시원하게 자리한다. 측면과 후면은 보통의 SUV답게 무난하다. 크게 눈에 띄거나 부족한 부분이 없다. 실내도 익숙하다. 푸른 바늘의 계기판과 큼지막한 송풍구, 다소 투박한 기어봉이 포드임을 드러낸다. 다만 홈오디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버튼과 아래쪽 공조 조절 장치는 여전히 편의성이 떨어진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도 아직 한글화를 완성하지 못했다. 

 중형 SUV인 만큼 실내 공간은 쾌적한 편이다. 최근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소형 SUV가 인기를 끌지만 다소 좁은 실내가 불만족스러운 소비자에게 제격일 듯하다. 1, 2열 좌석뿐 아니라 트렁크도 넉넉하다. 웬만한 캠핑용품은 빠짐없이 실을 수 있을 정도다.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으로 편의성도 더했다. 전 좌석 개방감도 좋다. 




 ▲성능
 쿠가와 이스케이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심장이다. 이스케이프가 1.6ℓ와 2.0ℓ 가솔린을 장착한 반면 쿠가는 2.0ℓ 디젤 엔진을 얹었다. 최고 180마력, 최대 40.8㎏·m의 성능을 발휘하며,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3.0㎞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과 6단 듀얼클러치를 탑재했다. 기존 이스케이프 2.0ℓ(최고 243마력, 최대 37.3㎏·m)와 비교하면 출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토크는 향상됐다. 복합 효율은 ℓ당 3.8㎞ 올랐다. 

 충분한 토크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수월하게 속력을 올린다. 최고 시속까지 이끌어내는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기대보다 경쾌함은 살짝 떨어진다. 속도를 올리면 스티어링 휠이 단단해지는데,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해도 비슷하다. 크게 세팅이 바뀐다는 차이점은 느끼지 못했다.   

 유럽산인 만큼 서스펜션은 좀 단단하다. 물론 이스케이프와 비교해선 단단하지만 유럽차 브랜드에 비해선 부드럽다. 디젤차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소음과 진동은 좀 있는 편이다. 그러나 피로를 느낄만한 수준은 아니다.



 신호에 걸려 대기하는 상황에선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이 작동한다. 재시동을 위해 발을 떼면 제법 반응이 빠르다. 충분히 활용할 만하다. 물론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하고, 스포츠모드를 설정하면 저절로 꺼진다.

 계기판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창은 여러 주행 정보를 표시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네 바퀴의 구동 배분을 표시한 그림이다. 주행을 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구동 배분율이 나타난다. 쿠가는 주행중에 무게 중심과 속도 등을 분석해서 각 바퀴에 토크를 배분하는 "토크 온 디맨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일반적으로 가속하는 상황에선 앞바퀴에 구동이 쏠리고 속력을 점차 최고로 끌어올리면 뒷바퀴까지 토크를 뿜어낸다. 언덕을 올라가거나 코너를 돌때도 앞뒤에 모두 구동력을 배분한다. 

 디스플레이창에서 차선유지기능도 선택할 수 있다. 작동하지 않도록 완전히 끄는 것, 경고만 하는 것, 차선 안쪽으로 차를 잡아주는 것 등 3가지 모드가 마련됐다. 차선유지기능을 작동하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했을 때 스티어링 휠이 살짝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본래 차선으로 유도한다.       
 
 코너링에선 듬직하게 제 역할을 해낸다. 차분하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제동도 나쁘지 않다. 급하거나 칼같지 않아서 오히려 편하다. 전반적으로 운전을 하기 수월하다는 생각이다. 일반적인 디젤 SUV를 타면서 느낄 수 있는 피로보다는 훨씬 적다. 



 ▲총평
 포드코리아가 퓨전과 엔진만 다른 몬데오를 출시할 때만 해도 성공 가능성은 반반정도로 예측됐다. 퓨전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색다른 이미지를 심어주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몬데오는 확실히 유럽차라는 느낌을 줬고, 성공했다. 때문에 쿠가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수입차 시장에선 디젤 SUV 시장의 절대 강자인 폭스바겐 티구안과 경쟁한다.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만큼 쿠가의 상품력이 소비자의 구미를 끌어당겨야만 한다. 포드코리아의 상품 전략은 적중했을까? 내년 판매 실적이 궁금해진다. 가격은 3,940만원부터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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