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절제된 야수성, 렉서스 IS 200t F스포트

입력 2015년12월17일 00시00분 안효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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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리드로 재미를 본 렉서스가 젊은 소비층 공략을 위해 터보 엔진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소형 SUV NX에 이어 준중형 스포츠 세단 IS에도 터보 엔진을 탑재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고품질과 정숙성이 강점인 렉서스가 터보 엔진을 내세운 점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최근 렉서스는 브랜드 전략으로 "와쿠도키(わくどき,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를 내세울 정도로 젊은 소비층 공략에 한창이다. 날카롭고 감각적인 인상의 스핀들 그릴과 터보엔진의 폭발적인 성능을 겸비한 IS 200t  F-스포트를 시승했다.

 ▲디자인
 겉모습은 지난 2013년 출시된 3세대 IS의 디자인을 계승했다. 첫 공개 당시 다소 과격하게 보였던 스핀들 그릴은 이제 렉서스의 패밀리룩으로 자리 잡았다. 모래시계처럼 두 개의 사다리꼴이 위아래로 자리잡은 모양의 커다란 그릴은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눈매는 바이제논 헤드램프와 L자형 램프가 독립적으로 구성돼있다. L자형 램프의 경우 개발 당시 회사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던 시도다. 범퍼에 추가적인 가공이 필요해 성형하기도 어렵고 생산 단가가 올라가서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는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고, 새 차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전반적인 실루엣은 준중형 스포츠 세단의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다. 길이 4,665㎜, 너비 1,810㎜, 높이 1,430㎜, 휠베이스 2,800㎜다. 컴팩트한 겉모습에 생각보다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시승한 F스포트엔 앞바퀴 225/40R 18인치, 뒷바퀴 255/35R 18인치 휠을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럽다. F스포트 전용 스포츠 시트는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준다. 알루미늄 페달과 도어 플레이트, 웨지 메탈 트림 등 디테일도 F스포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선택지다. 8인치 계기판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다. LFA에서 처음 선보인 것인데 주행모드에 따라 계기판 구성과 색상이 변화하는 게 특징이다. 편의품목으로는 15 스피커의 마크레빈슨 오디오 시스템을 비롯해 열선 스티어링 휠, 앞좌석 열선 및 통풍 시트, 뒷좌석 전동식 햇빛 가리개, 터치 슬라이드식 공조기 컨트롤러 등을 배치했다.

 ▲성능
 IS 200t의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ℓ VVT-iW 트윈스크롤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 스포츠 다이렉트 시프트(SPDS) 변속기의 조합이다. 제원표 상 성능은 최고 245마력, 최대 35.7㎏·m.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10.2㎞(도심 8.7㎞/ℓ, 고속도로 12.9㎞/ℓ)다.

 차체 무게가 2t에 가깝지만 움직임이 가볍다. 숙성된 터보 기술 덕분이다. 렉서스가 내세우는 터보 기술은 일체형 배기 매니폴드와 트윈스크롤 터보차저의 조합이다. 일체형 배기 매니폴드는 4개의 배기관을 2개로 통합하고, 수랭식 실린더 헤드에 하나로 결합한 구조다. 이를 통해 터보엔진의 단점인 터보렉(터보엔진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까지 걸리는 지연 시간)을 최소화했다.

 터보엔진으로 역동성을 강조해도 브랜드 정체성은 여전하다. 넘치는 힘을 부드럽게 제어한다. 거칠게 몰아도 부드럽게 받아준다는 느낌이 강하다. 변속기가 6단에서 8단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주행감이 한결 매끄러워졌다. 스포츠모드 성향은 비슷하다. 높은 엔진회전수를 적극 사용하고, 잘 조각된 엔진음이 실내를 채워가지만 반응은 다른 감각으로 느껴진다. 

 회전 구간에서 평소보다 과격하게 조작해도 거동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레이저 용접 부위를 확대하고 새로운 조인트 패널 접착 공법과 스팟 용접 등 신기술을 통해 차체 강성을 높였음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차체 제어를 위한 각종 전자장치들도 매끄러운 운전에 일조한다. 거슬린다기보다 든든한 느낌이다. 제동성능도 신뢰할만하다. 역시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게 차를 멈춰세운다.

 ▲총평
 수입 준중형 세단의 왕좌는 오랫동안 BMW 3시리즈가 차지하고 있다. 30~40대 젊은층이 수입차에 기대하는 상품성을 살뜰하게 갖추고 있어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인지도와 운전의 즐거움, 세련된 디자인과 수긍할 만한 수준의 실내 공간 등 다양한 매력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다른 브랜드 역시 강력한 상품성을 갖춘 차들을 잇따라 이 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젊은 렉서스"를 대표하는 IS 역시 이 중 하나다.

 IS 200t는 렉서스가 내놓은 젊은 감각의 재미있는 차에 대한 해답이다. 일반적인 운전자도 주행의 즐거움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높은 한계치는 마니아들의 눈높이에 부합한다. 그러면서 필요할 땐 조용하고 편안하다. 단정한 실내 공간과 디테일에선 고급 브랜드의 장점을 당당히 드러낸다. 시승하는 내내 교육을 잘 받은 운동선수와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IS 200t F스포트의 가격은 5,470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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