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TT는 "A","Q"로 시작되는 일반적인 아우디 제품군는 달리 개성 강한 차로 꼽힌다. 기계적인 디자인, 역동에 가까운 주행 등 남 다른 성격을 부여받은 까닭이다. 그래서 아우디의 또 다른 상징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특히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 선보인 3세대는 버추얼 콕핏 등 회사 최초 품목들을 탑재해 주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왔다. TT 중에서도 고성능 버전인 TTS를 시승했다.
▲디자인, 상품성
신형 TT는 1·2세대의 기하학적 디자인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상을 바꿔 더 강인한 이미지를 표현해냈다.
중심에 자리한 육각형 원프레임 그릴은 전 세대보다 각을 세운 형태로, 제품의 개성과 패밀리룩을 융합시켰다. 날카롭게 바뀐 헤드램프는 고광도 매트릭스 LED를 채택해 야간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 방향지시등은 물 흐르듯 점등되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앞뒤에 적용됐다. 범퍼 아래 흡기구는 크게 뚫어 과격한 표정을 만들었다.
측면은 자세를 낮추고 바퀴를 강조해 당장이라도 달려 나갈듯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알루미늄 효과의 사이드미러 커버가 아우디 고성능 제품을 각인시키며, 직경 20인치에 달하는 그물형 알로이휠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사이드스커트는 날렵한 모양으로 부풀려 공력성능과 심미성을 다 잡았다. 우측의 원을 모티브로 한 은색의 연료 주입구 커버는 TT만의 개성이다.
테일램프에 적용된 LED는 어색함 없이 트렁크 패널과의시각적 연결성을 잘 보여주는 짜임새다. 트렁크 리드는 가변식 스포일러를 채택했다. 시속 120㎞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상승하며 70㎞/h 이하로 감속하면 내려간다. 실내에서 버튼 조작이 가능하며 룸미러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머플러는 4개로 뽑아내 고성능을 암시한다.
실내는 간결, 첨단, 역동의 세 가지를 담았다.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버추얼 콕핏"이라 불리는 계기판이다. 일반적으로 센터페시아에 위치하는 내비게이션을 통째로 불러들인 것.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에 주행정보, 길 안내는 물론 실시간 교통정보(TPEG), 과속 카메라 위치까지 알려준다. 하지만 검색 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옥에 티다. 스티어링 휠의 "뷰(VIEW)" 버튼으로 내비게이션 위주의 "프로그래시브 뷰"와 엔진회전수, 속도 중심의 "클래식 뷰" 를 골라 볼 수 있다.
모니터가 사라진 센터페시아는 3개의 원형 송풍구와 몇 개의 버튼들로 채웠다. 제트 엔진을 형상화한 송풍구는 온도, 풍향을 표시함과 동시에 조작도 가능해 직관적이다. 별도의 버튼, 다이얼이 없어 군더더기 없는 실내 구성에 일조하기도 한다.
낮은 윈드실드는 레이싱카를 떠올릴 정도로 폐쇄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각종 버튼들을 모아놓은 D컷 스티어링 휠과 더불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다만 스티어링 휠 뒤편의 패들시프트는 조작감과 크기가 아쉽다.
몸을 움켜쥐는 버킷 시트는 붉은색의 퀼팅 처리와 바느질 마감으로 역동성을 뽐냈다. 좌석에 앉기만 해도 속력을 내야할 것 같은 흥분을 일으킨다. 구색만 갖춘 뒷좌석은 성인이 앉기에 부족하고, 가벼운 짐을 놓는 용도가 적절하다. 시원스레 열리는 해치 속 트렁크의 용량은 280ℓ다.
편의품목은 뱅앤올룹슨 오디오가 돋보인다. 브랜드 고유의 깔끔한 음질은 배기음 외에도 귀를 즐겁게 하는 요소다.
▲성능
작은 차체에 얹은 2.0ℓ 직분사 터보 엔진은 최고 293마력(5,400~6,200rpm), 38.8㎏·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1,900~5,300rpm의 비교적 낮은 엔진회전영역에서도 풍부한 토크를 뽑아낼 수 있어 실제 체감 가속은 그보다 더 빠르게 느껴진다. 4기통으로 낼 수 있는 가장 묵직한 엔진음도 인상적이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도달 시간은 4.9초다. 변속기는 직결감을 인정받은 6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를 조합했다.
순발력의 배경은 알루미늄 패널과 폭스바겐그룹의 MQB 플랫폼도 한 몫 한다. 경량화 설계를 구현해서다. 4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을 얹었음에도 무게는 1,440㎏에 불과하다.
서스펜션은 역동성을 반영한 딱딱한 세팅이다. 노면 질감 대부분을 탑승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데일리카로썬 적합하지 못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만큼 롤링 억제 능력은 상당하다.
고속안정성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바퀴를 최대한 바깥으로 밀어내고 크기를 키웠지만 250㎞/h의 속도제한이 없더라도 최고속도를 내기 부담스럽다. 반면 제동력은 주행성능에 모자람이 없다. 급 감속 시에도 불안한 움직임 없이 속도를 줄인다.
주행모드는 효율, 승차감, 일반, 자동, 다이내믹, 개별설정(인디비주얼)을 지원한다. 설정에 따른 변속 시점과 서스펜션 감쇠력 차이는 여느 차보다 크게 와 닿는다. 표시 효율은 복합 9.7㎞/ℓ, 도심 9.1㎞/ℓ, 고속도로 10.7㎞/ℓ다.
▲총평
성능 향상보다 디자인과 편의품목의 진화가 두드러진다. 달려보기 전에 경험할 수 있는 상품성이 예전보다 더 매력적이어서다. 누군가에게 보여지길 바랄 때 필요한 요소는 예전보다 훨씬 많아진 셈이다. 작은 차체에 담아낸 300마력에 가까운 동력계도 "탈 것의 재미"를 부각시킨다. 가격은 7,890만 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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