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한 스포츠 쿠페, 렉서스 RC350 F스포트

입력 2016년02월11일 00시00분 구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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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서스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동력계로 성장세를 이끄는 유일한 브랜드다.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한 정숙성과 고효율, 상품성이 주목받고 있는 것. 하지만 렉서스에게도 역동성은 핵심 분야다. 큰 차체를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고급 브랜드의 덕목 중 하나인 까닭이다. 그래서 여러 제품 가운데 RC는 "렉서스의 보석" 계보를 잇는 것으로 꼽힌다. RC 시리즈 가운데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중간급, RC350 F 스포트를 경험했다.

 ▲디자인&상품성
 렉서스 브랜드 상징으로 자리한 모래시계 형태의 스핀들 그릴은 부위에 따라 격자의크기를 달리한 덕분에 볼륨감이 높다. 하단이 더 넓어 무게중심이 낮아보이는 효과도 얻었다. 전방 센서를 크롬 테두리 일부로 마감한 점도 두드러진다. 범퍼 양 옆의 흡기구는 전륜 브레이크 냉각을 돕는 역할을 한다. LED 헤드램프는 렉서스의 어떤 차보다 존재감이 크다. 맹금류 부리를 닮은 램프 마감과 삼각형을 이루는 구성이 돋보인다.

 측면은 관능적이다. 후드 옆에서 A필러로 흐르는 선은 어깨선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지붕선이 두껍고 창이 작아 스포티하다. 로커 패널의 모서리는 날카롭게 치고 올라가 베일 것 같다. 19인치 알로이휠은 10스포크를 교차해 그물 형태를 만들었다.

 후면부 역시 양감을 부풀린 입체적 이미지다. 트렁크를 파고든 "ㄴ"자형 테일램프와 범퍼 선들이 중앙으로 집중된다. 하이브리드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범퍼 양쪽 모서리는 측면에서 빠지는 공기 저항을 줄인다.

 실내는 흑색과 적색으로 꾸몄다. 브랜드 특유의 옅은 황회색 트림도 곳곳에 배치해 정체성을 드러냈다. 바닥에 가깝게 위치한 시트포지션은 렉서스 제품 중 타고 내리기가 가장 불편할 것 같다. 그러나 막상 버킷시트에 앉으면 안락감이 높다.

 계기판은 엔진회전수를 나타내는 타코미터를 강조한다. 트립 모니터를 활성화하면 타코미터가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그 자리에 추가 정보를 표시한다. 대시보드는 경량화를 위해 일부 플라스틱을 썼지만 만져보기 전엔 티가 나지 않는다. 터치 패드를 활용한 AV시스템 사용 환경은 유용하지만 누를 때마다 구현되는 진동은 강도를 줄이거나 없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성능
 최고 311마력, 최대토크 38.2㎏·m를 발휘하는 자연흡기 방식의 V6 3.5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다. 과급기 없이 꾸준히 속도를 올리는 기운이 경쾌하다. 엔진음은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장착한 덕분에 속도를 올릴수록 가속을 부추긴다.

 변속기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8단까지 마련했다. 1단 기어비가 짧은 덕분에 초반 가속은 짜릿하다. 2단 이상에서 직결감도 제법 스포츠카 같다. 에코, 일반 모드는 평범한 세단같이 순순히 기어를 올려 나가지만 스포츠 모드 이상이 되면 화려한 외관만큼이나 표정이 달라진다. 패들시프트의 조작감은 부드러움을 기대했지만 투박하다.

 뒷바퀴까지 조향하는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DRS)을 바탕으로 한 핸들링은 독특하다. 후륜구동 특성에 따라 회전반경이 크지 않지만 그보다 더 적게 돌아나가는 느낌이 그대로 전달된다. 좌우 구동력을 조율하는 토크 벡터링 역시 자연스런 선회를 돕는다.

 서스펜션은 렉서스답지 않게(?) 과도하지 않은 딱딱함이 녹아들었다. 승차감을 해치치 않는 범위에서 기분 좋게 노면을 읽는다. 그 와중에 차체 자세를 통합 제어하는 렉서스 다이내믹 핸들링(LDH)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다한다. 때문에 후륜구동차의 묘미는 온전히 느낄 수 없다. 제동력은 굳이 답력을 다하지 않아도 여유가 있다.

 표시 효율은 복합 8.9㎞/ℓ 도심 7.7㎞/ℓ, 고속도로 11.0㎞/ℓ다. 400여㎞ 동안의 시승 간 평균 실 효율은 7.5㎞/ℓ였다.

 ▲총평
 RC350 F스포트는 렉서스 상품 전략인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차" 이른바 "와쿠도키"에 걸맞은 제품이다. 고성능을 내는 쿠페란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만큼 주목을 끄는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성능이 BMW M4를 비롯한 경쟁차 만큼이나 설레게 한다.

 하지만 성능만큼이나 편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는 "본격 스포츠 쿠페"라 부르기엔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인다. 스포츠카를 모사한 프리미엄 세단 같아서다. 예부터 스포츠카 범주의 테두리에 머무르던 스포티카 성향이 반영된 느낌이 적지 않게 느껴진다. 가격은 8,010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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