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픽 미 업(Pick Me Up)."
미국의 한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끝내고 나온 주부가 스마트폰에 대고 자신의 쏘울EV 전기차를 호출한다. 스마트폰에서 전송된 명령을 전달받은 쏘울EV는 자율주행 기술로 사람이 타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시동을 걸고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양손에 잔뜩 짐을 든 주부의 발 앞으로 다가선다.
오는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시대"를 선언한 기아자동차의 자율주행 가상 영상이다.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에서 진행된 기아차의 글로벌 콘퍼런스 때 선보인 장면이다. 이처럼 꿈 같은 자율주행의 기반이 되는 기술을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라고 부른다.
14일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2021년까지 향후 6년간 급성장하게 될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가장 독보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부문이 연평균 성장률(CAGR) 14.2%를 기록할 ADAS 부문인 것으로 예측됐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체적으로 6년간 연평균 5.5% 성장할 전망이다. ADAS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전체와 비교해도 거의 3배 가까이 성장률이 더 가파를 것으로 점쳐진 셈이다. 자동차 차체·편의성(5.4%), 섀시·안전성(3.0%), 인포테인먼트(4.7%), 파워트레인(5.4%) 등 반도체가 응용되는 다른 부문과 견줘봐도 절대적으로 성장률이 높다.
ADAS는 주차보조시스템, 프런트뷰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V2X, BSD(후측방경보시스템), 충돌방지시스템 등으로 나뉜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등 자율주행을 위한 모든 원천기술이 ADAS의 범주에 들어간다.
자율주행 기술은 슈퍼컴퓨터까지 동원되는 수준이다. 미국의 하드웨어 전문기업인 엔비디아(Nvidia)는 CES 2016에서 자율주행용 슈퍼컴퓨터 PX-2를 공개한 바 있다. PX-2 한 대는 맥북프로 150대가 동시에 실행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처리 성능을 자랑한다.
한편, 차량용으로 투입되는 반도체 제품 중에는 메모리IC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6년간 매출 성장률을 살펴보면 메모리IC가 12.4%를 기록해 광학반도체(8.8%), 마이크로컴포넌트IC(6.8%), 아날로그IC(3.9%), 센서·레이더(3.9%)보다 훨씬 높았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로서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그만큼 성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