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가 간판 SUV "RAV4"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했다. 토요타의 주특기인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더해 제품군 확충에 나선 것. 여기에 새 구동계인 "E-Four"를 채택해 효율과 주행안정성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변화 없는 겉모습에 속내를 쇄신한 RAV4 하이브리드를 시승행사를 통해 만났다. 구간은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청평 자연휴양림까지 왕복 120㎞ 거리다.
▲디자인
외관은 친환경차 냄새가 거의 없는 RAV4 모습 그대로다. 사방을 엠블럼 몇 개로 차별화한 게 전부다. 전면부는 토요타 디자인 정체성에 따라 "킨 룩 (Keen Look)"을 표현했다. 헤드램프와 회사 엠블럼을 강조한 형태로 최근 토요타가 내놓은 제품 중 가장 무난한 디자인으로 꼽힌다. 회사 엠블럼은 하이브리드를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변경했다. 헤드램프는 LED 주간주행등을 더한 Bi-LED를 채택했다. 없다시피한 그릴 대신 범퍼 하부에 대형 그릴을 마련해 엔진 연소와 냉각에 필요한 공기를 빨아들인다. 그 아래는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대 아웃도어 이미지를 강조했다.
측면부는 간결하다. 과하지 않은 선, 직각에 가깝게 떨어지는 뒷유리가 제품 개성을 보여준다. 앞 펜더엔 하이브리드를 상징하는 레터링을 붙였다. 후면부는 LED를 활용한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트렁크 패널이 MPV만큼 아래로 내려가 적재가 용이하게 설계된 점도 특징이다. 범퍼 아래엔 전면부와 같이 보호 패널을 적용했다.
실내는 복잡한 구성이다. 대시보드 상단은 원과 사각형이 어우러져 기하학적이지만 아래는 유연한 곡선을 활용해서다. 좌우 비대칭 구조 속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상당히 작다. 반면 주변 버튼들은 큼지막해 디자인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 옆엔 오프로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수납공간을 준비했다.
도어 트림은 다소 어색한 형태다. 도어를 닫을 때 유용한 그립의 애매한 자세와 윈도우 버튼의 각도가 틀어져있어 조작이 자연스럽지 못한 까닭이다. 그나마 센터페시아 아래의 컵홀더는 머그컵까지 놓을 수 있게 설계됐다. 계기판은 4.2인치 디스플레이를 중앙에 심어 흐름을 반영했다.
뒷좌석은 여유롭다. 앞좌석을 뒤로 많이 밀어도 다리 공간이 충분하다. 이는 평평한 바닥도 한 몫 한다. 통상 후륜구동이나 4륜구동차는 뒷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프로펠러 샤프트 때문에 뒷좌석 바닥이 솟아올라 여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RAV4 하이브리드는 프로펠러 샤프트가 없는 4륜구동을 쓴다.
뒷좌석과 트렁크 사이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전원을 공급하는 배터리 때문에 턱이 생겼다. 그러나 6:4 분할의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완전 평면은 아니지만 꽤 넓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성능 최고출력 152마력을 내는 4기통 2.5ℓ 가솔린 엔진에 143마력의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탑재했다. 둘이 만들어내는 총 출력은 197마력이다. 무단변속기와의 조합으로 꾸준히 속도를 올리는 느낌은 만족스럽다. 다만 일상 주행에서 조금 벗어난 가속을 하다보면 4기통 엔진의 가벼운 엔진음이 전해진다.
신차의 핵심은 전자식 4WD "E-Four"다. 앞바퀴와 별도로 뒷바퀴의 구동력을 필요로 하는 가속, 감속, 저마찰 노면 등의 주행조건에서 리어 액슬에 장착한 모터가 반응하는 시스템이다. 오버스티어, 언더스티어 발생 시엔 구동력 배분을 달리해 자연스러운 코너 탈출을 돕는다. 동력계와 함께 이질감 없는 자연스러운 주행감을 지닌다.
핸들링은 민첩하진 않지만 배터리와 모터를 뒷좌석 아래에 배치한 덕분인지 굼뜨지 않다. 자세제어장치와 함께 무게 중심 변화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혜택을 보는 느낌이다. 일반적인 SUV에서 보기 힘든 경험이다. 안전품목은 8에어백, 사각지대감지(BSM), 후측방경고(RCTA), 경사로밀림방지(HAC), 차체자세제어(VSC),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TSC) 등을 마련했다.
표시 효율은 복합 13.0㎞/ℓ, 도심 13.6㎞/ℓ, 고속도로 12.4㎞/ℓ다. 정체 구간에서 고효율을 발휘하는 하이브리드 특성이다. 중고속 구간이 많았던 120㎞ 시승 간 계기판에 나타난 효율은 ℓ당 12.3㎞였다.
▲총평 차명이 의미하는 "4륜구동 여가활동차(Recreational Activity Vehicle with 4wheel drive)"에 친환경을 입힌 이 차는 올해 한국토요타의 기대주 중 하나다. 그동안 가솔린 제품으로 버텨왔지만 토요타가 주력하는 하이브리드의 선택지가 신설된 것만으로도 그 이유는 충분하다. 효율과 주행안정성을 양립한 새 구동계 E-Four의 설정도 인상적이다. 가격은 4,260만원.
가평=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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