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제네시스, '프리미엄'으로 갈 길은

입력 2016년03월15일 00시00분 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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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글로벌에 야심차게 출범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최고급 세단 EQ900가 출시 3개월 만에 국내 계약대수 2만대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출고까지 평균 3개월 이상 소요되며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그러나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으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최근 동호회 등에 크고 작은 불만들이 쏟아지면서 브랜드 입지에 흠집이 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 중이다.

 물론 그 어떤 프리미엄 제품이든 소비자 불만은 모두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동호회 등 온라인에 게시된 글 모두를 제품 문제로 단정지을 수 없지만 공통된 지적은 소비자를 1차적으로 대하는 태도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제품과 서비스는 프리미엄에 한 발 다가섰다 해도 아직 무언가 부족한 점이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출범과 동시에 별도의 전담팀을 신설하고, 향후 디자인과 마케팅을 위해 벤틀리 및 람보르기니 출신의 고위 인사를 영입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독립 전시장과 서비스 센터를 갖추겠다는 계획도 발표해 철저하게 "제네시스"와 "현대차" 브랜드를 분리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바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당시 정의선 부회장은 "진정성 있는, 와 닿는 소통을 하겠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사실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건 제품 외에 최고 경영자가 밝힌 새로운 소통법이 제네시스에 투영되는 방식이다. 이제 막 첫 발을 뗀 만큼 당장 가시적인 무언가를 드러내지는 못해도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부터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제네시스의 궁극적인 경쟁은 미국 및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지만 출발점이 국내 시장이라는 점에서 현대차가 밝힌 "감동"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 현대차가 마련한 내부 공식 행사에서 람보르기니 출신 임원이 "제네시스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되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10년 이내"라고 답한 바 있다. 그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리고 도전이 성공하려면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를 바라보는 내부의 마인드부터 달라지는 게 먼저다. 국내에서의 인기는 "제품 감동"의 시작일 수 있지만 감동이 오래 가려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감동"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미다. 앞선 프리미엄 브랜드 모두가 그 길을 걸었고, 지금도 감동을 위해 그 길을 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제네시스의 감동 또한 예외는 아닐 터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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