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 이상의 변화, 재규어 2세대 XF

입력 2016년04월03일 00시00분 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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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F는 이전 S타입의 후속으로 지난 2007년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등장했다. 이후 지금까지 28만대 이상이 글로벌에서 판매되며 재규어의 주력으로 우뚝 섰다. 이안칼럼으로 대표되는 "디자인"이라는 무기를 통해 벤츠 E클래스와 5시리즈, 아우디 A6 등 강력한 경쟁차와 어깨를 견주고 있다. 


 8년 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2세대 XF는 첨단 알루미늄 차체 기술과 리벳 본딩 기술을 활용, 190㎏에 달하는 무게 감량과 28% 이상 강화된 차체 강성을 갖춰 보이지 않는 대대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여기에 첨단 주행 시스템과 강력한 주행 성능 역시 디자인에 가려진 신형의 강점이다. 2세대  XF를 여수 일대에서 시승했다.


 ▲디자인
 크기는 길이 4,954㎜, 너비 1,880㎜, 높이 1,457㎜로 이전보다 10㎜ 짧아진 대신 5㎜ 넓어졌다. 휠베이스는 50㎜ 늘어난 2,960㎜로 실내 공간 창출에 기여했다. 하지만 디자인의 변화 폭은 크지 않다. 기존 1세대의 기조를 이어가면서 디테일의 변화를 가져갔다.
 
 전면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이전보다 커졌다. "J"를 형상화 한 주간주행등이 포함된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는 보다 날카로워졌다. 범퍼 하단의 공기흡입구 역시 사이즈를 키웠다. 공력성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후면은 F타입에서 영감을 받았다. 테일램프를 가로지르는 크롬라인이 눈에 띈다. 트렁크 끝 부분에 살짝 올라온 스포일러는 시속 160㎞에서 50㎏의 추가적인 다운포스를 발생시키는 디자인 요소다. 측면은 유려하다. 특히 쿠페를 연상케 지붕선이 두드러진다. "롱 노즈&하이 데크"라는 기조도 이어가 역동성을 강조했다.
 


 실내는 간결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다. 수평기조의 레이아웃은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낸다. 대시보드는 이례적으로 천연가죽을 적용했으며, 곳곳에 알루미늄과 우드를 적절히 조합해 프리미엄 세단이 갖춰야 할 고급감을 잘 표현해 냈다. 
 
 가장 눈길을 끄는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앞서 XE에 탑재된 "인컨트롤 터치 프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동일한 방식으로 조작이 쉽다. 12.3인치에 달하는 버추얼 인스트루먼트는 내비게이션이 연동된다.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을 연상케 하지만 플래그십인 XJ에 가장 먼저 탑재한 기술이다. 4가지 모드 중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여기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적용해 운전자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넓어진 공간도 인상적이다. 특히 2열 무릎 공간은 이전 대비 24㎜ 늘어나 레그룸과 헤드룸 역시 15㎜, 27㎜ 커졌다. 동급 중 가장 여유로운 실내공간이다. 시트는 가죽질감과 착좌감에서 모두 만족스럽다. 콘솔박스는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이 공간을 컵홀더의 쿨링 시스템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로 여겨진다.




 ▲성능
 시승은 디젤 엔진의 20d와 가솔린 터보엔진의 25t 순으로 이뤄졌다. 먼저 20d의 경우 4기통 2.0ℓ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 180마력 최대 43.9㎏·m의 성능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0→100㎞/h 가속 성능은 8.1초, 안전 제한이 걸린 최고 시속은 229㎞에 달한다. 효율은 복합 ℓ당 12.6㎞을 확보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셀렉터 레버가 솟아오름과 동시에 에어 벤트가 열린다. 이제는 재규어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방식이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은 인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일단 속도가 붙으면 고속주행의 안정성이 인상적이다. 3.0ℓ 디젤의 즉각적인 반응이나 5.0ℓ 가솔린의 넘치는 파워까지는 아니지만 큰 불만은 없는 수준이다.

 속도를 높였다. 넓은 영역에서 발휘되는 최대 토크 덕분에 고속에 이르는 속도감이 나쁘지 않다. 시속 100㎞를 넘어선 고속에서도 힘이 모자라지 않다. 그러나 이는 일상 주행에서만 그렇다는 얘기다. 보다 파워풀한 주행을 원한다면 다소 답답한 느낌도 들 수 있다. 반면 정숙성은 훌륭하다. 시속 150㎞ 이상에서도 풍절음이나 엔진 소음을 잘 잡았다고 판단된다.
 
 와인딩 코스에 진입했다. 여기서 XF의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빛을 발했다. 코너를 빠져나갈 때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아주면 이 시스템이 바퀴 안쪽에 제동을 걸어 바퀴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때문에 코너에서의 탈출 속도가 빠르다. 도로를 움켜쥐며 돌아나간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즉각적이다. 단단한 차체가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25t로 갈아탔다.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최고 240마력, 34.7㎏·m의 성능을 낸다. 마찬가지로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0→100㎞/h 가속성능은 7초, 안전제한 최고 시속은 248ℓ㎞에 달한다. 복합효율은 ℓ당 8.9㎞다.

 디젤과 확연하게 발진 가속성능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그 차이는 뚜렷해진다. 고속도로에서 속도계가 거침없이 상승하지만 약간의 터보랙이 느껴진다. 승차감은 기본 단단함 속에 부드러움을 녹였다. 노면 충격흡수력도 높은 수준이다. 요철의 부드럽게 잘 타고 넘어간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럴 링크를 채택했다.  
 
 ▲총평
 XF는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이자 스포츠 세단을 표방한다. 특유의 우아한 디자인으로 전자의 목적에 부합한다면 특유의 역동성은 후자에 걸맞다.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가 버티는 시장이지만 한국은 XF가 가장 많이 팔리는 세계 4위 국가다. 그만큼 XF의 가치를 잘 아는 소비자가 많다는 얘기다. 

 새로 돌아온 2세대 XF는 모든 면에서 진보했다. 경량화와 차체 강성으로 높아진 성능, 여기에 장기인 디자인의 완성도까지 더해 재규어의 핵심 전략 차종으로 부상했다. 이 때문에 독일 3사의 유일한 대항마임이 더욱 명확해졌다. 판매 가격은 6,380만원부터 9,920만원이다.


여수=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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