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4중고'…엔고-지진-신흥시장 둔화-다카타 리콜

입력 2016년05월1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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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4년 연속 세계 자동차 판매 1위를 지킨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올해 들어 진행된 급격한 엔고, 구마모토 지진, 신흥국 경제 둔화, 다카타 에어백 리콜 등 "4중고"에 직면했다고 12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도요타가 직면한 난관은 "엔저로 호실적을 올렸던 일본제조업 전체, 특히 수출형 산업의 진짜 실력을 시험대에 올리는 한 해가 될 것임을 상징한다"고 아사히신문은 해석했다. 도요타 아키오 사장도 위기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11일 2016회계연도 실적 예상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라는 뒷바람에 의지해 실력 이상의 확대국면이 지속됐는데, 큰 흐름이 바뀌었다"면서 "시험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의 호실적은 엔저에 크게 의지한 측면이 있다. 도요타는 달러당 엔화 환율이 1엔만 내려도 400억엔이 날아가는 처지다. 여기에 일본 내 모든 생산라인을 한 때 정지해야 했던 구마모토 지진 피해도 수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외부환경도 좋지 않다. 신흥국 경제의 감속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4월 세계경제전망에 의하면 2016년 신흥국 전체의 성장률은 4.1%로 지난 1월의 전망치에 비해 0.2%포인트 하향조정됐다. 따라서 신차 판매에 대한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리콜(무상 회수·수리)이 명령된 다카타의 에어백도 두통거리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미국 내 다카타 제품의 리콜 대상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다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도요타의 대응 비용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도요타가 이런 안팎의 "4중고"를 어떻게 극복할지 일본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수년간 최고 이익을 경신해 온 도요타는 우선 마른 수건도 짜낸다는 식의 "가이젠(改善)"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주특기를 살려 대응할 태세다.

 도요타는 2016년도의 영업이익이 전기보다 40% 줄어든 1조7천억엔, 순이익도 35% 줄어든1조5천억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판매는 1천15만대로 6만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환율을 작년도의 달러당 120엔에서 올해는 105엔으로 상정해서다.

 도요타는 올해 영업이익의 감소를 전망하면서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수비적이었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공세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듯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에 따라 신(新)공장 건설시기를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멕시코와 중국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룹 전체의 재편을 통해 브레이크나 수동변속기 등 사업도 집약한다. 8월에는 소형차 강화를 위해 다이하쓰공업을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이익 감소에도 연구개발비를 늘려 3년 연속 1조엔(약 10조7천억원) 이상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도요타의 지속성장 여부는 이러한 공세적 투자정책의 성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달려 있는 양상이라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전날 실적 둔화 전망에 따라 도요타 주가는 이날 장 초반에 4%대 급락세를 보였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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