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엑센트의 국내 판매를 중단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배경은 판매 부진이다. 엑센트를 비롯해 국내 판매중인 기아차 프라이드와 쉐보레 아베오 등도 실적이 썩 좋지는 않다.
현대기아차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경차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있다. 외부 하청업체인 동희오토가 기아차 모닝과 레이를 제작하는 구조다. 반면 쉐보레 스파크는 한국지엠 부평 공장에서 생산돼 세계 시장에 판매된다.
시장 상황은 비슷하지만 "안 팔리는 작은 차"에 대한 태도는 극명하게 갈린다. 현대기아차가 작은 차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쉐보레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다가서려는 모습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쉐보레는 소형차 전용 웹사이트(ChevySmallCars.com)를 공개했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한 스파크와 아베오(현지명 소닉), 트랙스 등 소형차를 중점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다. 보다 젊은층의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특색있고 화려하게 단장했다. 심리테스트와 같은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운전자의 특성에 맞는 차종을 찾아주거나, 가상으로 커스터마이징한 제품을 SNS에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기발하고 재치있으면서도 브랜드와 차종이 잘 스며들 수 있는 마케팅 기법이란 생각이다.
새 웹사이트를 내놓으면서 쉐보레 마케팅 담당자인 스티브 마조로스는 "스몰카는 처음으로 새 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들의 요구와 생활방식이 변해서 큰 세단이나 SUV로 옮겨갈 때에도 같은 브랜드를 유지할 확률이 높다"고 언급했다. 브랜드에 대한 익숙함이 충성도로 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느 제조사에나 가장 중요한 건 수익성이다. 남지 않는 장사는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의 반열에 올랐고, 앞으로는 브랜드 가치와 함께 충성도 높은 소비자가 필요한 시기다. 소비자와 함께 생애 첫 차를 사는 기쁨, 그리고 그에 깃들인 추억을 공유하는 건 어떨까.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