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회사-부품회사 간 계열화' 구조 바뀐다

입력 2016년06월0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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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오랜 기간 일본 자동차산업의 기본구조였던 자동차기업과 부품기업 사이의 "계열화" 관계가 계속 약해지며 자동차산업 구조가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8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전기자동차(EV)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차세대차 개발이 자동차산업의 주류가 되면서 필요한 부품이나 기술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운전차 등 자동차의 IT(정보기술)화로 인해 다른 업종에서 자동차산업에 뛰어드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향후 "계열" 관계의 재편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망했다.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들 모임인 일본자동차부품공업회 시도 아키히코 회장은 5월 25일 기자회견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일본 자동차 개발과정은 부품업체와 협업하고 조정을 거치며 품질향상을 추구하는 "조정형"이 주류였다. 업계관계자는 "도요타자동차를 필두로 일본 각 자동차업체는 계열을 중시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EV로 대표되는 환경대응차나 자동운전차의 개발 경쟁으로 자동차업체의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면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범용형 공동부품을 활용하는 "조합형" 자동차 개발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자동운전차 개발은 미국 IT 대기업 구글이 참여한 것은 물론 EV에서는 미국 테슬라 모터스가 발표한 신형세단 "모델3"의 예약이 접수 1주일 만에 32만5천대에 이르는 등 신흥강자가 출현했다.

 자동차산업에 돌연 구글, 테슬라 등 다른 업종의 강자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기존의 자동차산업의 모델로는 경쟁력을 유지 또는 강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례로 프랑스 르노와 연합한 닛산은 카를로스 곤 사장 아래서 1990년대 후반 이후 빠르게 계열 부품업체를 해체했다. 계열을 따지지 않고 부품을 조달하는 경쟁원리를 도입, 경영위기에서 벗어났다.

 최근 닛산은 자회사인 자동차부품 대기업 칼소닉칸세이의 전체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자금을 첨단기술 개발투자로 돌려 경쟁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도요타자동차 계열의 덴소와 아이신정밀기기도 중복되는 부품 개발을 한 개 회사로 집약하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산업에 몰아친 산업구조조정 물결이 일본 자동차산업에 몰아친 것이다.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스기모토 고이치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애널리스트는 "필요한 기술은 (시대에 따라)변화하고 있다. 느리겠지만 부품업체들의 제휴나 재편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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