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내연기관은 가라, 현대차 아이오닉 EV

입력 2016년07월17일 00시00분 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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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1991년 쏘나타로 순수 전기차 개발을 시작한 지 25년만에 첫 양산 전기차를 내놨다. 친환경 전용 브랜드인 "아이오닉"에서 전기차를 담당하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주인공이다. 오랜 개발기간을 거친 만큼 단단히 준비한 모습이다. 특히 1회 충전 주행거리를 191㎞까지 늘리면서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다. 미래 친환경차시장을 대비한 아이오닉 EV를 서울시내에서 시승했다. 


  ▲디자인
 아이오닉 브랜드의 구성원이어서 하이브리드와 디자인 및 플랫폼은 같다. 따라서 이전에 나온 아이오닉의 외관과 큰 차이는 없다. 하이브리드와 다른 점을 찾자면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막아 공기저항을 줄인 정도다. 또 헤드 램프 디자인을 개선해 보다 명확한 인상을 풍기고 리어 램프도 LED를 적용했다. 차체 왼쪽 측면에 앞뒤로 충전소켓이 위치하는 것도 다른 점이다 완속과 급속 충전을 따로 마련했다. 휠 모양도 공기역학을 최대한 강조했다. 대체로 전기차 디자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들이다. 



 외관에 비해 실내는 변화가 좀 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창에 전기차 전용 그래픽을 적용했다. 노멀, 에코, 스포츠 모드에 맞춰 계기판을 바꾼다. 디스플레이창을 통해 EV관련 주행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주행가능거리, 배터리 정보, 전력소비량, 충전소 위치 등을 나타낸다. 주행가능거리는 지도를 통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충전소는 가까운 곳부터 표시한다. 

 기어 레버는 버튼식으로 바꿨다. 친환경차 전용으로 개발한 만큼 기술적 제약이 적다. 덕분에 센터콘솔 등 수납공간을 키웠다. 도어트림 등에 음료수나 커피를 보관할 수 있는 컵홀더가 꽤 많다.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공간활용성이 높다. 해치백 형태의 트렁크도 실용성을 더한다. 


 ▲성능
 새 차는 88㎾ 모터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최고 120마력, 최대 30.0㎏·m의 힘을 낸다. 0→시속 100㎞ 가속시간은 10.2초(노멀 모드) 이내, 최고속도는 165㎞/h다. 여기에 28㎾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조합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기준 191.2㎞, 도심 206.0㎞, 고속도로 173.0㎞를 달성했다. 1㎾h 당 환산하면 복합기준 6.3㎞를 간다. 

 전기차 기술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한 번 충전으로 191㎞를 달려 불편을 크게 줄였다. 공조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봄과 가을엔 주행거리가 200㎞ 이상을 훌쩍 웃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특히 냉난방을 작동시켜도 외부 공기 열과 모터, 인버터 등의 폐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해 전력 사용을 줄인다.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 위치한 패들시프트로 회생제동의 단계를 조작하는데, 수동변속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 회생제동 단계를 높이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제동을 강하게 걸고 단계를 낮추면 타력 주행을 유지한다. 수동 조작하듯 패들시프트를 활용하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감속을 조절할 수 있다. 함께 시승한 기자의 경우 이 방식을 통해 ㎾h당 13.8㎞의 효율을 기록,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372㎞까지 끌어올렸다. 운전습관을 통해 충분히 내연기관에 버금가는 주행거리를 뽑아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겨울에 운행할 때는 엔진 브레이크 역할도 기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어느 정도 주행거리에 대한 의심이 사라지자 다른 성능들에 대해 살펴볼 여유가 생겼다. 전기차의 특성 상 초반 가속력은 약하지만 부드럽고 완만하게 속도를 높인다. 가속에 따른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시속 50~60㎞를 유지하면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가장 알맞다. 속도를 뽑아내는 힘도 약하지 않다. 시내 고속화도로를 시승하는 코스여서 제약이 있었지만 도심주행에선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제동력이나 조향감은 여느 현대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약간 가벼운 느낌이지만 운전편의성면에선 긍정적이다. 의외로 소음이 좀 들리는 편이다. 물론 시동만 켠 공회전 상태에선 엔진음이 전혀 없지만 주행중 노면소음이 올라온다.    

 ▲총평
 일반인들에겐 "아이오닉"이란 친환경 브랜드가 아직 익숙치 않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같은 친환경 기술에 막연한 반감이 있을 수도 있다.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친환경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제외하면 "아이오닉"은 훨씬 다가서기 쉬운 차다. 사용하는 연료가 좀 다른, 연료통이 좀 작은 차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대중차 브랜드인 현대차가 자신있게 내놓은 걸 보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10년 또는 20만㎞의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의 선택에 대해 제조사가 공동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다. 

 구매장벽이 됐던 비산 차값도 이제는 옛말이다. 국고보조금이 1,400만 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최대 800만 원으로 총 2,2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보조금이 가장 많은 순천에서는 1,900만 원에 살 수 있다.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듯하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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