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일본, 지금의 디젤은 친환경이다

입력 2016년07월19일 00시00분 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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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그룹이 지난 주 일본 도쿄에서 "디젤 컨퍼런스"를 열고 푸조, 시트로엥 DS의 디젤차 라인업을 출시했다. 디젤차 불모지로 불리는 일본에서 디젤차의 연간 판매비율은 전체의 약 6% 미만에 불과하다. PSA그룹이 일본에서 디젤차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은 과거 유럽보다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를 적용하고 가솔린차는 감세, 디젤차는 증세 정책을 펼쳐 왔다. 여기에 소비자도 디젤 엔진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등 배출가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디젤차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최근 디젤차의 기술혁신으로 배출가스는 줄고 효율이 높다는 점이 주목되면서 일본에선 디젤차가 전기차, 하이브리드카에 이은 "제3의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의 "친(親) 디젤"로의 태도 전환 정책도 디젤차 성장 가능성에 촉진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09년 포스트 신장기 규제를 도입, 유럽과 유사한 수준의 배기가스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규제를 통해 질소산화물(Nox)은 0.08g/㎞, 미세먼지(PM)는 0.005g으로 제한했는데, 이는 현 유로6(Nox=0.08g/㎞, 미세먼지(PM)는 0.045g)와 유사한 수준이다. 디젤차의 배기가스 배출이 크게 줄면서 일본 정부는 규제에 대응한 디젤차를 현재 클린 디젤차로 정의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클린 디젤차 보급 촉진에 나서고 있다. 디젤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솔린차보다 약 30% 적고 효율은 20% 이상 좋은 데다 에너지원의 다양화까지 추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디젤차 촉진의 일환으로 다각적 홍보를 통한 디젤차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에코카 감세제도 등을 통해 디젤차에 대한 취득세 비과세, 중량세 면제 등 세제혜택까지 부여하고 있다. 이른바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디젤차는 "클린"이고, 오히려 보급 확대가 더 낫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즉, 일본은 배출가스 문제를 해결한 디젤 엔진을 친환경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감지한 PSA그룹이 80여 년의 디젤 기술 노하우를 앞세워 일본시장에서의 디젤차붐 조성에 나선 것.

 지난 12일 열린 디젤 컨퍼런스에서 PSA그룹 파워트레인&섀시엔지니어링 연구개발부장인 크리스챤 샤펠은 "PSA의 블루 HDi 테크놀로지는 현재 시장에 가장 효과적인 배기가스 저감 해결책이고, 그 효과를 증명해내고 있다"며 "일본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이동수단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PSA는 자신들의 블루 HDi 엔진이 "클린 디젤 테크놀로지의 결정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효율 등 본래의 성능에도 충실할 뿐 아니라 디젤 엔진에 가장 이상적인 친환경 기술을 적용했다는 얘기다. 그 핵심에는 DPF와 SCR의 조합이 있다. 

 블루 HDi의 테크놀로지는 총 3단계로 이뤄진다. 바로 "산화촉매 단계"-"SCR(선택적환원촉매)"-"DPF(미립자필터)"다. 산화촉매 단계에서는 엔진이 배출하는 가스를 HC(미연소 탄화수소)와 CO(일산화탄소)를 제거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변환한다. SCR 단계에서 요소수를 분사하면 화학반응으로 NOx가 90% 제거되고, 마지막 DPF 단계에서 입자의 크기에 상관없이 PM이 99.9% 없어진다. 이를 거치면 배출가스는 청결한 실내공기 수준이 된다는 게 PSA그룹의 설명이다. 이 시스템은 PSA 독자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PSA가 일반화시킨 SCR과 요소수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생산비가 높다는 점과 소형차에는 맞지 않는 대형화된 시스템이라는 점, 요소수의 공급 불편함을 극복했다는 이유에서다. PSA는 요소수탱크를 트렁크 아래에 배치해 트렁크룸 및 스페어타이어 공간도 이전 수준으로 확보하면서 소형차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요소수의 경우 자동차 자체 모니터가 가능해 보충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다.   

 국내에서도 판매중인 푸조 508GT의 일본 판매금액은 434만 엔(4,675만 원)이다. 여기서 취득세 10만8,400엔, 중량세 4만9,200엔, 자동차세 2만9,500엔 등 세금 감면만 총 18만7,100엔(201만 원)에 이른다. 

 PSA는 친환경 기술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1998년 클린 디젤엔진 HDi 제품군을 발표한 데 이어 2000년에는 세계 최초로 DPF를 개발했다. 이어 효율증대를 위한 스톱&스타트 기술을 도입하고 2012년 그룹 최초 디젤 하이브리드 HY4 기술을 선보였다. 그리고 2013년엔 그룹 젝품군에 현재의 블루 HDi 디젤 엔진 기술을 확대 적용하기에 이른다.

  PSA는 향후 국가별로 더욱 엄격해질 배출가스 규제에 대비해 내년중 새로운 가솔린, 디젤 엔진과 함께 8단 자동변속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2019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PSA의 일본 내 디젤차 출시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는 미세먼지를 이유로 디젤차를 억제하는 데 반해 일본은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무게를 두고 디젤차를 장려하고 있어서다. 디젤차 배출가스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이를 토대로 하는 국가의 정책 또 우리 국민의 인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만하다.

도쿄=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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