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피아트크라이슬러 '판매실적 부풀리기' 의혹 조사

입력 2016년07월1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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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이하 크라이슬러)가 자동차 판매 대수를 부풀린 의혹에 휘말렸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지난 11일 크라이슬러 관계자들을 찾아가 판매 대수 조작 의혹과 관련한 신문을 벌인 사실이 18일 뒤늦게 밝혀졌다.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 뉴스는 FBI요원들이 증권거래위원회(SEC) 직원들과 함께 미시간과 올란도, 댈러스, 캘리포니아주의 크라이슬러 사무실, 전현직 사원들의 자택을 방문했다고 최초로 보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모두 9명이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가 전해지면서 크라이슬러의 주가는 장중 5% 가량 급락했고 크라이슬러측은 서둘러 보도자료를 내고 경위를 해명했다. 크라이슬러는 회사 관계자들이 FBI의 수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하고, 법무부와 SEC가 이번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회사측은 이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SEC가 최종 소비자가 아닌, 딜러 대상의 신차 판매 대수를 완료된 거래로 보고한 것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면서 법무부도 최근 이와 비슷한 조사를 벌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연간 및 분기 실적을 보고하면서 최종 소비자가 아닌 딜러들에 대한 판매 대수를 근거로 매출을 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라이슬러가 판매 대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은 지난 1월 일리노이주와 플로리다주의 딜러 사업자인 네이플턴 그룹이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처음으로 불거진 바 있다. 네이플턴 그룹측은 FCA가 지역 딜러들에게 돈을 주고 월간 신차 인도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토록 해 미국 시장판매 실적을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플턴의 변호인은 FBI요원들의 조사를 받은 사람들은 소송에 연루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조사하고 있다는 것은 의혹이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알아보는 성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법무부의 조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는 민사소송이 제기된 직후인 1월14일 공시를 통해 자체 조사에서 판매 대수 조작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며 소송은 "불만을 품은 딜러 2명의 소행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국의 조사 범위가 민사 소송에서 제기된 의혹에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크라이슬러의 전국적 영업망으로 확대된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SEC는 이번 사안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피아트가 2014년 크라이슬러의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한 이후 이 회사의 판매실적은 75개월 연속 전년 동기 실적을 웃돌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딜러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신차 수요가 냉각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도 크라이슬러가 판매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판매 대수를 부풀린 의혹에 휘말린 자동차 회사는 크라이슬러뿐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과거 BMW도 고객들이 차량을 수리할 경우에 제공하는 대체 차량에 자사의 신모델을 편입하도록 딜러들에게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형태로 장부상의 판매 대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는 것이다. BMW는 이에 대해 대체 차량을 신모델로 교체할 목적으로 딜러들에게 때때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고 이는 마케팅 활동의 중요한 일부라고 해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사가 크라이슬러에 미칠 타격은 조사 범위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그제인 BNP파리바의 스튜어트 피어슨 애널리스트는 조사 범위가 민사소송의 대상에 들어간 일부 영업망에 국한된다면 폴크스바겐 스캔들과 같은 사안으로 확대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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