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맥 못추는 中자동차시장…판매량 2년연속 하락

입력 2016년08월2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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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자동차 판매량이 2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에서 들여온 차량보다 인기 수입차종을 "국산화"(합자 형태로 현지 생산)한 차량을 찾는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중국에서의 수입차 시장 쇠퇴와 판매 부진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코트라 상하이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던 중국의 수입자동차 판매량은 2015년 들어 하락세가 시작돼 2년 연속 줄었다. 2015년 중국 자동차 수입량은 106만7천300대로 전년 대비 25% 하락했다. 이는 2005년 이후 10년 만의 첫 하락세였다. 또 올해 1~6월 자동차 총 수입량은 38만1천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량도 42만1천대로 전년 동기 대비 9.3% 줄어들었다.


 이처럼 수입차가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수입차량 모델의 점진적인 중국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말부터 현재까지 벤츠 GLA, 인피니티 Q50, 레인지로버 이보크, 볼보 XC60, 포드 엣지, 캐딜락 ATS, 지프 체로키 등 다수의 인기 수입차종이 중국에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합자 기업의 생산력이 높아지면서 중국산 차종과 수입차종의 품질 격차가 점점 줄어들자 중국산 차종 구매가 늘고 있으며, 차량 A/S, 정비, 수리 문제 때문에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들은 점점 줄고 있다. 고급 수입차종의 국산화로 소비자가 높은 수입관세와 차량 취득세를 부담할 필요가 없어진 점도 중국산 차종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다. 중국산 차종은 수입차보다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다. 예컨대 레인지로버의 SUV 모델 "이보크"의 가격은 국산화 이전에 68만 위안이었지만 국산화 이후 약 40만 위안으로 저렴해졌다.

 현재 중국에서 고급차 브랜드 판매순위 10위권에 든 브랜드 중 7개는 국산화를 구축한 업체들이다. 또 3대 독일계 브랜드인 벤츠가 C클래스, E클래스, CLA, GLC 라인을 국산화해 중국의 내수시장을 장악한 반면, BMW는 X3 모델을 뒤늦게 국산화해 중국 내수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점도 중국에서 국산화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상황이 이렇자 수입차 판매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고급 브랜드들은 중국에 공장을 둬서 자동차를 생산하려 하는 등 중국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중국에서 수입차 판매가 부진한 또다른 원인으로는 "열풍"이 불고 있는 SUV 부문에서 중국 브랜드가 우세를 점하고 있는 점이 손꼽힌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시장에서 성장 속도가 제일 빠른 차종은 SUV이다. 중국 승용차연합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승용차의 총 판매량은 1천65만4천대를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이중 SUV 차종의 총 판매량은 391만5천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4.4%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자국 시장에서 이미 확고한 입지를 다져둔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2015년부터 SUV 영역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1~6월 SUV 차종의 총 판매량은 385만100대인데 이중 중국 브랜드 판매량이 217만1천대(56.4%)였다. 장화이자동차, 동펑승용차 등 중국 브랜드는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이미 성장해버린 준중형 SUV 차종 대신 중형 SUV 차종이 판매량 측면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며 "아직까지 중형 SUV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침투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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