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야마하 '30년 오토바이 HY전쟁' 끝내고 손잡는다

입력 2016년10월0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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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1980년대부터 30년 넘게 비좁은 일본 오토바이 시장을 놓고이른바 "HY전쟁"을 벌여온 혼다와 야마하발동기가 생존을 위해 손잡는다. 일본 오토바이 시장에서 혼다는 점유율 1위를 달려왔고 야마하발동기는 2위를 차지하는 양강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중대형 고급 오토바이 생산에 특화해 시장의 한 축을 차지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NHK 등 일본 언론은 혼다와 야마하가 오토바이시장의 축소를 견디지 못하고 소형 오토바이 등의 생산·개발에서 제휴하고자 최종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오토바이 시장은 저출산, 고령화, 청년층의 오토바이 기피 때문에 축소돼 왔다. 올해 판매량은 40만대를 밑돌아 절정 때인 1980년대의 5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혼다와 야마하는 배기량 50㏄의 소형 스쿠터 생산이나 개발에서 우선적으로 제휴하는 방향에서 막바지 조정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야마하는 대만공장에서 생산하는 50㏄ 스쿠터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있는 혼다공장에 위탁해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야마하는 대만공장에서 만든 스쿠터를 연간 5만대 가량 일본으로 들여왔는데, 그간 채산성이 맞지 않아 고전했다. 혼다는 야마하로부터 위탁생산 물량을 받아 구마모토제작소 가동률을 높이려고 한다. 구마모토제작소는 연간 생산능력이 20만대이지만 작년에 15만6천대를 만드는 데 그쳐 가동률이 80%를 밑돌았다.

 두 회사는 수요가 급증세인 택배 등에 사용하는 업무용 스쿠터나 전기동력으로 운행하는 소형 스쿠터 차세대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비용 절감을 노린다.

 혼다와 야마하는 1980년대에 배기량이 50㏄인 소형 오토바이를 중심으로 치열한 판매 경쟁을 펼쳐 일본사회에서는 양사의 머리 문자를 따 "HY전쟁"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1980년대 전후 HY전쟁 중에는 한 해에만 양사가 총 수십차종의 신형 모델을 투입, 대대적인 할인 판매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의 결과로 양사의 재고량은 폭증했고 경영은 갈수록 어려워졌던 역사가 있다고 언론들은 소개했다.

 50㏄ 스쿠터는 일본 오토바이 시장의 50%대 초반을 차지할 정도로 주력이다. 그런데 일본 독자 규격을 고집하다 고립되는 이른바 "갈라파고스화 현상" 때문에 글로벌시장 진출에 고전했다. 일본 내 생산은 혼다와 스즈키가 집중했고 야마하는 생산·판매 거점을 해외에 많이 뒀다. 일본 오토바이 제조 회사들은 일본시장 축소로 해외시장에서 판매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나 인도, 파키스탄, 아프리카 신흥국들이 경제성장에 동반해 오토바이 수요가 왕성하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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