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과거 자동차의 메카로 불렸던 서울 장한평역 일대에서 "서울 자동차 페스티벌"이 열렸다. "장한평 자동차산업의 재도약"을 취지로 서울시가 후원하고 지역 주민이 함께 마련한 행사다.
그러나 행사를 직접 둘러본 결과 축제의 여러 부분에서 부족함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자동차 애프터 마켓의 거점으로 새로 거듭나겠다는 원대한 포부의 첫 단추로는 내용 면에서 부족함이 너무 커서다.
먼저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중고차 경매는 장한평 매매조합 회원사 64곳이 2∼3년 된 국산차 30대를 노마진으로 내놨다. 그러나 차에 붙여진 가격표는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세와 차이가 크지 않았다.
행사의 컨텐츠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드레스업 튜닝카 전시나 용품 마켓, 푸드트럭 등이 자리를 잡았지만 이목을 끌기에는 부족했다. 전체적으로 변두리 마을의 읍내 장터 같은 느낌이다. 이 때문일까 토요일 오후가 한창인데도 축제를 찾는 이들은 지역 상인들 및 주민 외에 뜸했다. 말 그대로 "그들만의 잔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지난 1979년 조성된 장한평 자동차 매매단지는 벌써 40년이 됐다. 한 때 중고차의 메카로 불리며 수 많은 관련 산업군이 형성됐다. 하지만 다양한 중고차 매매 채널이 등장하면서 최근 10년 사이 장기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90년 대 말 중고차 매매상사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경쟁이 치열해 진 점, 온라인 중고차 매매의 활성화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건물 등의 노후화, 그리고 주먹구구식의 매매 방식 등이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번 행사는 과거 장한평은 시대를 다시 이끌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중고차매매와 부품물류, 튜닝산업, 재제조 산업 등 모두를 아우르는 자동차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야심찬 목표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첫 걸음부터 삐걱대는 모습에서 비전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처음부터 배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행사가 준비된 이유를 생각하면 개선점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정기적인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짜임새 있는 콘텐츠 구성과 함께 치밀한 홍보가 뒷받침 돼야 한다. 마침 이 날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 착공식도 함께 열렸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달라진 자동차 1번지로의 명성을 다시 찾기 위한 새로운 행보를 기대해 본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기자파일]침수차 할인판매? 단어 하나 때문에...▶ [칼럼]치킨게임으로 치닫는 갑을오토텍▶ [기자파일]자동차 온라인 판매를 바라보는 두 시선▶ [기자파일]벤츠 E클래스 LED의 핵심은 "기능성"▶ [칼럼]폭스바겐, "기업의 비양심 vs 제품의 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