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가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독일차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랜드로버는 올 1~9월 8,172대를 판매해 지난해 대비 89.6%나 늘었다. 랜드로버 인기에 힘입어 재규어 또한 같은 기간 2,745대를 팔아 전년 대비 41.5% 증가하는 등 영국차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랜드로버차 가운데 으뜸은 디스커버리 스포츠다. 올해 9월까지만 2,790대를 팔아 랜드로버차 전체에서 34%의 비중을 차지했다. 물론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 이보크, 레인지로버 스포츠 등도 모두 1,000대 이상 나가며 차종마다 고른 분포를 보였다.
랜드로버의 약진에 힘입어 재규어도 XE 1,274대를 시작으로 XF 판매대수가 943대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41.5% 신장하며 독일차 점유율을 뺏어와야 했던 회사 입장에선 시장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랜드로버와 달리 재규어는 제품 쏠림현상이 심해 향후 개별제품의 마케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플래그십인 XJ가 벤츠 S클래스 및 BMW 7시리즈에 비해 여전히 주목받지 못하는 게 문제다.
그럼에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플래그십의 판매실적이 다소 부진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향후 S클래스와 7시리즈 점유율을 가져올 여지가 많다는 뜻”이라며 “아직 XJ의 진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판단해 향후 XJ의 제품력 부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XJ를 제외한 XE와 XF 등은 이미 독일차 대항마로 부각한만큼 이제부터는 XJ를 띄워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회사측은 동시에 XE와 XF도 BMW 3시리즈 및 벤츠 E클래스 등에 꾸준히 견줄 방침이다. 특히 XE는 아우디 A4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판단, 총구를 3시리즈에 맞추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는 결국 영국차와 독일차의 맞대결이 될 수밖에 없다"며 "독일은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영국은 재규어·랜드로버밖에 없는 게 오히려 싸움에선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규어는 최근 내놓은 SUV F페이스를 통해 프리미엄 SUV시장도 진출한만큼 올해말까지 판매대수를 전년 대비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구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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