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랜드로버 모기업' 인도 타타, 회장 돌연 해임

입력 2016년10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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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서울·뉴델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나확진 특파원 = 고급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 랜드로버, 철강업체 코러스, 차(茶) 업체 테틀리, 한국의 타타대우상용차 등을 거느린 인도 최대 복합기업 타타그룹이 돌연 지주회사 회장을 해임했다.

 25일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타타그룹의 지주회사인 타타선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사이러스 미스트리(48) 회장을 이사회 의장 직위에서 해임했다. 이사회는 또 의장 선임 위원회를 꾸려 4개월 내 후임자를 물색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의장직은 창업주 가문 일원으로 2012년까지 20여년간 타타그룹을 이끌었던 라탄 타타(78) 명예 회장이 임시로 맡기로 했다. 미스트리 회장의 타타선스 이사회 이사직은 유지한다.

 라탄 타타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타타그룹의 안정과 회복을 위해 임시 의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타타 측은 정확한 해임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미스트리 회장이 라탄 타타 전 회장 등 소유주 가문의 신임을 잃었고 경영 면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타타스틸이 최근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타그룹 전체 매출도 2015-16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1천35억1천만 달러(117조3천600억 원)로 전년도 1천87억8천만 달러보다 4.8% 줄어들었다.

 타타선스 후임자 선임 위원회 소속 쿠마르 바타차리야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성과 부족으로 회장이 교체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스트리 회장 측은 해임에 반발하며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미스트리 회장은 규정상 이사회 의장 해임 등 안건이 회의 15일 전 통보됐어야 했다며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은 해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고 인도 NDTV는 전했다. 이 방송은 미스트리 회장이 곧 자신의 해임 무효 소송을 고등법원에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타타선스는 "해임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법적 의견에 따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갑작스러운 회장 해임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인도 뭄바이 증시에 상장된 타타모터스, 타타글로벌, 타타스틸 등 주요 계열사들은 25일 오전 주가가 일제히 1~4%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 뭄바이거래소(BSE)의 라메시 다마니는 회장의 갑작스러운 해임이 "전혀 뜻밖의 일"이라며 "이런 일은 타타에서 일어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암빗 캐피털의 사우라브 무케르제아도 "이 정도 위상의 인물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퇴장하는 것은 놀랍다"며 "인도 업계에서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스트리는 인도 건설업체 사푸르지 팔론지 그룹 팔론지 미스트리 회장의 차남으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에서 토목학, 런던 비즈니스 스쿨(LBS)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미스트리 가문은 타타선스 지분의 20%를 가지고 있으며 사이러스 미스트리의 여동생 알루 미스트리는 타타그룹 차기 회장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는 노엘 타타 타타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의 아내로 타타 가문과 사돈 관계다. 사이러스 미스트리는 2012년 12월 타타선스의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1868년 설립된 타타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타타 창업주 가문 출신이 아닌 회장으로 활동해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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