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자동차업계, 동남아에 생산라인 신설…일본 '아성'에 도전

입력 2016년12월0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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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잇따라 공장을 짓고 있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메이커들이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압도적 "아성"이어서 중국 자동차 메이커의 거센 도전이 시작되는 양상이다.

 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상하이자동차(SAIC·上海汽車)는 총 2천억 엔(약 2조553억 원)을 투자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해외 첫 양산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 10월 말 동부 촘부리에서 공사를 시작한 태국 공장은 해외양산거점으로는 가장 큰 연산 20만대 규모의 공장이다. 회사 측은 총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현지 언론은 적어도 300억 바트(약 9천84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도 미국 제너럴 모터스(GE)와 공동으로 "우링(五菱)" 브랜드의 자동차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투자액은 7억 달러(약 8천177억 원)로 연산 15만대 규모다.

 상하이자동차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판매량의 70%를 차지하는 소형차 "MG3"는 경쟁차종인 도요타의 "VIOS"에 비해 20% 정도 싸다. 6개월 전에 MG3를 구입했다는 여교사 커윈트라(33)는 "디자인도 좋고 한데 가격이 싸 놀랐다"며 좋아했다.

 상하이자동차와 타이 차론 포카판(CP)그룹의 합작판매회사인 MG세일즈타일랜드의 폰삭 부사장은 "지명도가 낮은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1월 말 방콕 근교에서 개막한 "태국국제자동차 엑스포"에 올해 처음 출품한 중국 최대 상용차 메이커인 베이치푸톈(北氣福田)자동차는 태국에 연산 1만 대 규모의 픽업트럭 공장을 이달 중 가동할 계획이다. 러시아, 인도에 이은 이 회사의 3번째 해외생산 거점이다.

 이 회사 태국 법인장은 "태국 공장을 동남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겠다"고 말했다. 총 투자액은 10억 바트(약 328억 원)를 조금 웃도는 규모다. 부품의 55%를 현지에서 조달해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 메이커들은 전기자동차에도 힘을 쏟고 있다. 베이치푸톈자동차의 모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은 말레이시아 전기자동차 조립공장을 내년 중 가동한다.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현지 실정에 맞춰 핸들이 오른쪽에 달린 전기자동차를 선보였다.

 상하이자동차 동남아 2개 공장의 생산능력은 동남아 전체의 연간 신차판매 대수의 10%가 조금 넘는 규모다. 신공장이 전면 가동하면 동남아에서의 생산규모가 일본의 하위 메이커에 육박하게 된다. 물론 판매 면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중국 자동차의 동남아 시장 점유율은 아직 0.2%에 불과하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업계가 75%의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10.3%, 유럽과 미국 자동차업계가 8.7%, 한국차가 3.2%, 여타 국가의 메이커들이 2.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차들은 우선 품질과 서비스망 확충이 급한 과제로 꼽힌다. 태국 자동차 애널리스트 인터논은 "(중국차의 경우) 중고차 값이 극단적으로 싼 데다 서비스센터가 적은 점도 판매확대의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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