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탄소 없는 섬을 표방하는 제주도 내 비어 있는 감귤농장이 민간 태양광발전소로 변신한다. 여기서 얻은 전기 에너지로 일반 가정용은 물론 향후 전기차 충전에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 일조량이 많을 때 얻은 전력을 별도 "배터리저장장치(Energy Storage Saver, ESS)"에 충전한 뒤 필요할 때 꺼내쓰는 개념이다.
6일 한프에 따르면 앞으로 비어 있는 감귤농장은 태양광 발전 시설로 변신한다. 감귤 수요 조절을 위해 폐원한 농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어 마을 공유지는 물론 2030 탄소 없는 섬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차원이다.
사업 전개를 위한 1차 ESS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를 만드는 ㈜한프가 공급하기로 했다. VRFB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에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대용량 배터리로, 온도에 민감하지 않아 화재 위험이 없고, 전해질 수명이 반영구적이어서 2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프는 우선적으로 폐원할 감귤밭과 마을 소유의 공유지, 주택 등에 태양광 발전시설 1,411㎿를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580농가 511ha 감귤밭에 340㎿ 규모의 태양광발전설비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여기서 생산한 전력을 팔아 20년 동안 일정한 수익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목표 발전량은 447기가와트시(GWh)다.
전기 농사로 얻은 전력의 주요 판매처는 한전계열이지만 한프는 태양광 전기를 전기차 소유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SS에 저장된 전력을 전기차에 충전하면 전력 생산자와 수요자가 직접 연결돼 이른바 유통 수익을 생산자 및 판매자가 모두 나눌 수 있어서다. 일반가정은 고정된 건축물이어서 전선을 통한 전력 공급이 필수지만 전기차는 이동이 가능한 만큼 얼마든지 직접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 게다가 이 경우 전력의 효과적인 분배도 이뤄질 수 있어 향후 전기차 보급 및 확산에 ESS가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프 관계자는 "감귤폐원지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연계해 공급인증서 가중치를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1,200억원이 소요될 1차 사업의 에너지저장장치(ESS)설비 공급을 시작으로 3차까지 340㎿ 규모의 태양광발전설비를 보급해 감귤폐원지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에 있어 7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프는 유럽 최대 응용기술연구기관 독일 프라운호퍼 기술로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 기반 에너지저장장치(VRFB ESS)를 사업화 중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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