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포드 디젤 SUV의 2막, 포드 쿠가

입력 2017년02월16일 00시00분 구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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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드가 쿠가 부분변경을 국내에 내놨다. 첫 디젤 SUV였던 기존 쿠가의 가솔린 버전인 이스케이프를 대체함과 동시에 윗급인 익스플로러와 브랜드 성장을 견인할 임무를 부여받은 지 1년여 만이다.

 쿠가는 지난해 국내에 936대가 등록돼 2015년 이스케이프(259대)보다 3.6배로 증가했다. 때문에 이번에 신차효과를 등에 업은 새 쿠가에 거는 포드코리아의 기대는 크다.


 ▲디자인&상품성
 포드 유럽의 디자인 정체성 "키네틱"을 핵심으로 재구성했지만 질리지 않는 수수한 느낌은 여전하다. 전면부는 곧은 직선 위주여서 역동적인 이미지보다 절제된 인상이 짙다. 브랜드 상징이 된 육각형 그릴은 효율을 높이는 액티브 그릴 셔터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상황에 따라 그릴이 여닫히는 기능이다. 이밖에 사각형 헤드램프는 LED 주간주행등, 바이제논 HID, 자동 조사각 조절 등의 기능을 담았다.

 부분변경 특성상 측면부의 변화는 거의 없다. 굳이 꼽자면 젊은 분위기의 5-스포크 알로이 휠이다. 실내 공간을 기대하게 하는 큰 측창과 간결한 캐릭터 라인은 여전하다. 후면부는 LED를 쓴 테일램프와 트렁크 패널을 입체적으로 처리해 완성도를 높였다. 범퍼 아래의 반사등, 스키드 플레이트 등은 달라지지 않았다.




 실내는 차체에 비해 폭이 비교적 좁은 느낌이다. 그러나 시트 포지션이 높아 시야는 넓다. 대시보드 전체 분위기는 면 구성이 다채롭다. 볼 거리, 만질거리가 많아 보인다는 의미다. 스티어링 휠은 림이 얇은 데다 가볍지만 그립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계기판은 다양한 정보를 담았지만 시인성이 좋다.

 모니터 및 센터페시아는 음성 인식, 스마트폰 연동 등을 지원하는 싱크(SYNC)3 인포테인먼트를 채택했다. 소프트웨어 개선이 이뤄졌지만 8인치 모니터(하드웨어) 크기는 변함이 없어 아쉽다. 센터페시아와 기어 레버 간 거리가 좁지만 에어컨 등의 공조장치 조작에 큰 불편은 없다. 기어레버는 스텝게이트 방식이 아닌 탓에 드라이브 모드(D)로 움직일 것을 스포츠 모드(S)까지 가져가기 쉽다.




 뒷좌석은 앞좌석 등받이 뒤편에 설치한 트레이 테이블과 컵 홀더 등의 품목을 준비했다. 트렁크는 이스케이프부터 장점으로 꼽혔던 핸즈프리 테일게이트를 유지했다. 뒷 범퍼 아래에 2초 정도 발을 휘저으면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다. 적재공간은 뒷좌석을 접으면 1,653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성능
 엔진은 2.0ℓ 듀라토크 TDCi로 제원상 최고 180마력, 최대토크 40.8㎏·m를 발휘한다.  동력 성능은 고속도로나 오르막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듯 경쾌하다. 변속기는 6단 듀얼클러치로, 충격에 대한 불만 없이 기어를 바꾸며 속도를 올린다. 회사는 습식 방식의 변속기를 강조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분은 극히 적을 것 같다.


 계기판을 통해 구동력 배분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토크 온 디맨드 시스템은 주행안정성의 핵심이다. 고속은 물론 코너링에서도 언더 스티어 없이 자연스레 돌아나간다. 오히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 못 따라가는 듯하다. 하체는 제법 단단하게 설정해 SUV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다. 키 큰 해치백 같은 주행질감을 지향했지만 요철 등의 출렁임이 큰 노면에선 진폭이 그대로 전해진다.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은 디젤 엔진의 진동소음 억제가 잘 이뤄진 덕분에 엔진이 꺼지고 켜지는 과정에서 이질감이 적다. 연료 효율은 12.4㎞/ℓ(도심 11.3㎞/ℓ, 고속도로 14.1㎞/ℓ)다.


 ▲총평
 유럽 전략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실용성과 경쾌함이 묻어난다.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고 묵짐함을 주구하는 독일차에서 볼 수 없는 차별점이다. 이에 힘입어 쿠가는 지난해 유럽에서 11만9,433대가 판매돼 30여개 차종이 겨루는 미드 사이즈 SUV 중 베스트셀러 6위에 올라 상품성을 검증 받았다. 국내에서는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혔던 폭스바겐 티구안의 부재가 호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올해 쿠가가 포드 SUV 성장의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가격은 트렌드 3,990만원, 티타늄 4,490만원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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