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배터리 생산설비 5·6호기 추가 증설에 필요한 투자 건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생산설비 건설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투자 규모는 수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될 5·6호기는 총 2GWh 규모로, 완공되면 1.9GWh급인 기존의 생산능력이 단숨에 두 배 이상으로 늘면서 총 3.9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연간 14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5·6호기는 내년 상반기 중 충남 서산 배터리 2공장에 증설된 후 같은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새 생산설비에서 생산될 배터리 제품은 SK이노베이션이 최근 꾸준히 수주해온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에 전량 공급된다.
SK이노베이션은 신규 설비를 포함한 모든 설비를 100% 가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앞으로 7년간의 생산량 전체를 공급할 수 있는 수주 물량을 확보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그동안 배터리 사업 신규 투자의 방향으로 "선(先)수주 후(後)증설" 전략을 견지해왔고, 이번 추가 증설도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 따라 전략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신규 생산설비의 주요 공정에 고도화된 "스마트 팩토리" 개념을 적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 원재료 투입부터 완제품의 검사 및 포장 공정까지 전 공정의 설비 자동화 ▲ 빅 데이터 기반의 설비 운영모델 고도화 ▲ 제조 운영 관련 중앙관리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또 다년간 축적한 설비 설계·운영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를 모두 적용해 공간 활용도와 생산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규 설비들은 동일한 면적을 차지하는 서산 제 1공장동의 기존 설비보다 약 3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 결정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중심의 신(新)성장사업 강화와 이를 통한 사업구조 혁신을 강력하게 실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꾸준한 성장을 위한 소프트 파워(Soft Power) 강화에도 계속 투자할 방침이다.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인적 역량 제고를 위해 인력 채용·교육 등 투자도 강화한다는 것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강화해 향후 글로벌 "톱 3" 배터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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