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1979년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49만4,378대였다. 이 당시 자동차 사고로 연간 사망하는 사람은 5,000명이 넘었다. 그 뒤로 자동차 증가와 함께 사망자도 꾸준히 늘어 1988년 자동차 대중화 시기에는 연간 1만1,563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등록대수가 2,011만대였음에도 사망자는 5,000명 이하로 내려갔다. 운전자 의식이 높아졌고, 도로 상황이 개선됐으며 자동차에 각종 첨단 안전장치가 확대된 덕분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 감소를 가장 많이 줄인 요인은 능동적 안전장치로 불리는 사고 예방 장치의 확대다.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자세제어장치(ESP)와 긴급한 순간에서도 조향이 가능한 바퀴잠김방지장치(ABS)가 대형 교통사고를 줄여 사망을 부상으로 전환시켰다. 또한 에어백과 안전띠의 발전으로 사고 때 부상을 입는 빈도는 물론 상해율도 낮아졌다.
-교통사고 최대의 적은 "인간(Human)"-엘론 머스크, 자율주행은 인간보다 10배 안전하다 하지만 첨단 안전장치의 예방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사망자 수는 추가로 줄지 않는 게 문제다. 세계보건기구의 2015년 세계교통안전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지구 곳곳에서 125만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데, 문제는 지난 7년간 사망자 수가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이나 인도 등 교통인프라가 열악하되 자동차가 급격히 증가한 나라는 사망자가 늘었지만 교통 선진국인 서유럽을 비롯해 비교적 경제 소득이 높은 나라는 사망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망자 감소가 정체를 보이는 서유럽이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1970년 연간 2만,1000명에 달했던 교통사고 사망자가 최근에는 3,400명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현재 더 이상 사망자가 줄지 않는다. 후방카메라 장착과 차선이탈방지 등 끊임없이 첨단 안전장치가 추가되고 있음에도 사망자가 줄지 않는 이유는 운전자 때문인데, 수동 및 능동적 안전장치 확대와 도로 개선, 그리고 안전 인프라 확충에도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는 막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래서 과학기술이 찾아낸 방법은 바로 "자율주행"이다. 구글이 교통약자를 위한 자율주행차 "웨이모"를 등장시켰을 때 내건 캐치프레이즈가 "무사고"였고,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부각시키며 내뱉은 말도 "사람보다 10배 안전하다"였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없으려면 "인간"보다 "로봇 지능"에 의한 운전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도 자율주행차 혼용 시대를 본격 대비하고 나섰다. 자율주행차와 일반차가 혼재하는 과도기를 대비하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연간 4,250명에 이르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지금보다 줄이자는 의지의 발현이다.
-과거 협업은 "1+1=2", 미래의 협업은 "1+1=100"-기업 주도권 다툼하다 미래 주도권 내줄 수도 그런데 자율주행차가 사람을 대신하려면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전방 2㎞ 공사 중"이라는 글자를 카메라가 인식하는 대신 해당 구간의 도로 정보를 미리 알면 우회하거나 위험 구간을 회피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자율주행, 다시 말해 지능형 주행의 전제 조건은 연결성이고(Connectivity), 각 나라와 자동차 제조사, IT 기업들은 서로 연결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