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마케팅 집중이 성공 안착, 여심 적극 겨냥 성공
-존재감 부각에 독일 경쟁차 본격 겨냥
"601대에서 1,159대. 전년 대비 92.8% 판매 증가"
최근 캐딜락이 국내에서 거둔 성적이다. 단순히 수치만 보면 미미한 실적일지 몰라도 캐딜락 내부에선 소비자들에게 점차 존재감이 인식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캐딜락에 따르면 판매증가의 주역은 단연 CT6다. 지난 8월까지 396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91대)과 비교해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뤄냈다. 의외의 공신도 있다. 바로 XT5다. 올해 230대가 팔리며 성장세에 도움이 됐다. 세단부문에서 ATS가 엔트리급이면 CT6는 중형급으로 안착했고, XT5는 소형 프리미엄 SUV 대열에 조용히(?) 합류해 서서히 존재감을 보여주는 형국이다.
캐딜락의 상승세는 사실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올해초 판매증가를 위해 사업부를 재편했고, 마케팅을 강화하는가 하면 판매망도 정비했다. 한국 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함에도 그 동안 캐딜락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했다고 판단, 브랜드 스스로 독자적인 행보를 걷도록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월 서울 강남에 만든 복합 문화공간 "캐딜락 하우스 서울"이다. 판매보다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자는 취지로 열었다. 제품력은 자신있는 만큼 캐딜락을 먼저 경험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가상현실을 통해 체험하는 VR공간, 아티스트 협업공간, 누구나 이용 가능한 미팅룸과 라운지, 카페 등을 배치한 "브랜드" 전시장이다. 오랜 시간 사업을 이어왔음에도 좀처럼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상상조차 어려운 획기적인 공간이라는 게 캐딜락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거 캐딜락은 주요 제품도 없었던 데다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존재감을 발산하지 못했다. 또 "미국차"라는 편견에 밀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소비자에게 주목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는 게 캐딜락의 자신감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103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1,000대를 넘겼는데, 올해는 8월까지 이미 1,159대로 지난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며 "캐딜락 브랜드가 점차 알려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외에 캐딜락이 중요하게 여긴 건 역시 제품이다. 1년새 5종의 신차를 내놓으며 구축한 제품군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얘기다. 플래그십 세단 CT6와 도심형 럭셔리 SUV XT5 그리고 고성능 버전인 ATS-V와 CTS-V, 초대형 프레스티지 SUV 에스컬레이드 등이 등장하면서 주목도를 높였다는 것.
캐딜락 관계자는 "새로 선보이는 차마다 독일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물론 일부 소비자는 크고 무겁고 효율이 낮은 차라는 편견(?)을 아직 갖고 있으나 시승행사 등에서 나온 소비자 평가는 독일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제품을 경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험 마케팅 강화를 위해 캐딜락은 ‘아메리칸 럭셔리’를 표방하며 여성 소비자 대상 럭셔리 부띠크 투어를 진행했고, "CT6 드림데이" 이벤트를 만들어 여성을 적극 겨냥했다. 캐딜락이 남성적이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다. 셀럽을 적극 활용한 컨텐츠를 제작한 것도 결국 여심(女心)을 잡기 위한 방안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2,000대 판매를 넘기는 게 1차 목표인데, 캐딜락이 말하는 "새로운 아메리칸 럭셔리"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지 고민중"이라며 "캐딜락은 이제 완전히 달라졌고, 직접 시승을 해보시기를 적극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