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 보강하고 가격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
-럭셔리 시장 공략 위한 트림 세분화로 선택 넓혀
마세라티 수입·판매사인 FMK가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2018년형 기블리의 판매가격을 2017년형과 비슷하게 책정,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2018년형은 최근 적용이 확산되고 있는 첨단 운전자지원장치(ADAS)를 포함했음에도 가격인상폭이 국산차보다 적어 독일차를 겨냥한 행보로 읽힌다.
16일 FMK에 따르면 2018년형 기블리의 가격 인상은 최저 90만 원에서 최고 220만 원에 그쳤다. 이를 적용하면 이전 기본형의 최저 가격이 1억1,020만 원에서 1억1,240만 원으로 오른다.
FMK 관계자는 "ADAS와 매트릭스 LED 등을 추가한 점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가격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상품성을 높인 제품으로 럭셔리 스포츠 세단시장을 키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마세라티가 시장을 빨리 키우려는 건 최근 독일 경쟁차들이 인증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며 잠시 주춤해서다. 일부 제품은 오랜 기간 판매를 중단했다가 재개했지만 이미지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데다 소비자 인식도 무조건적인 독일차 선호에서 많이 벗어난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다. 실제 마세라티는 기블리 계약자의 20%가 독일 경쟁사로부터 넘어온 것으로 분석, 부분변경에 가까운 기블리를 내놓은 기회에 시장을 키우면 그 만큼 점유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포츠 럭셔리 세단, 독일-영국-이탈리아 3분할 전략
-자율주행 레벨2로 독일 경쟁사 약점 공략
이런 이유로 기블리 신형의 여러 장점 가운데 집중 부각시키는 것도 50㎏ 줄어든 경량화가 아니라 첨단 안전 기능이다. 럭셔리카로는 최초로 레벨2 수준에 해당하는 ADAS(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를 탑재한 것.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은 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에 따라 0단계에서 5단계로 구분하며, 현재는 2단계 수준이 확대되는 추세다. 신형 기블리 또한 기존 지능형 정속주행장치에 차선유지 및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하이웨이 주행보조를 추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블리 일부 차종은 0→100㎞/h 가속시간이 4.7초일 정도로 빠르기에 첨단 안전장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경쟁모델에 없는 기능을 넣으면서 가격은 가급적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새 차의 세부 트림을 "그란루소"와 역동성을 살린 "그란스포트"로 나눈 것도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상품전략이다. 럭셔리시장일수록 소비자 취향이 세분화된다는 점을 반영, 마세라티 엔트리카 역할을 충실히 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세라티는 이 같은 변화를 통해 독일차와 영국차로 양분된 럭셔리 스포츠 세단시장을 기블리가 포함된 3자 경쟁구도로 바꾸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마세라티의 경우 페라리의 DNA를 일부 포함한 만큼 이탈리아 감성을 넣어 판매기록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탈리아 명품 가운데 마세라티가 있다는 점을 럭셔리 시장에 각인시킬 것"이라며 "그 출발선에 기블리가 있는 만큼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 기블리는 3종의 엔진 라인업(기블리 디젤, 기블리, 기블리 S Q4)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모델에 따라 1억1,240만~1억4,080만 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