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 세단 비중 줄어
-디젤 세단 수요는 충분, G80 디젤 "묘수" 통하나 제네시스가 주력 세단 G80에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위축된 수입 디젤 세단 시장을 정조준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하지만 요란한 런칭과 달리 이번에는 슬며시 추가했다. 그만큼 중대형 디젤 선호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서다.
30일 현대차에 따르면 G80 디젤은 국산 대형 세단 중 최초로 유로6 배출가스 규정을 준수하는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새 차의 파워트레인은 최고 202마력과 최대 45.0kgf·m의 성능을 내며 복합효율은 13.8㎞/ℓ(2WD, 18인치 타이어 기준)를 확보했다. 여기에 질소산화물 저감에 효과적인 "요소수 시스템"을 적용, 국내 대형 세단 최초로 강화된 유로6 배기 규제를 충족시켰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밖에 엔진에서 발생하는 회전 진동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승차감을 개선하는 진동 저감형 토크 컨버터(CPA), 주행 및 정차 등 상황에 따라 엔진 마운트 특성을 바꿔주는 전자제어식 엔진 마운트(ECM), 주행 중 발생하는 소음과 반대 위상의 신호를 보내 소리를 상쇄하는 실내 소음 저감장치(ANC) 등을 내세웠다.
이번 디젤의 추가는 국내 시장의 필요성에 따라 공급됐다. 글로벌 시장의 주력은 여전히 가솔린이지만 내수에서 여전히 수입 디젤의 공략이 거센 만큼 대응이 필요했다는 것. 비록 중대형 수입 디젤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50% 이상의 수요가 디젤로 모아지는 만큼 디젤 세단의 투입은 당연하다는 게 현대차의 반응이다. 이와 관련 제네시스 관계자는 "기존 G80의 고급감과 안락감은 물론 고효율을 원하는 소바자들을 위해 G80 디젤을 출시했다"며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는 등 환경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업계에선 지난해 초부터 G80 디젤의 출시 가능성이 언급됐다. 여러 차례 테스트카가 목격되고, 양산차 수준의 개발을 마쳤다는 소문이 개발 일선에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흘러나왔다. 앞서 지난해 스포츠세단 G70을 통해 디젤 차종을 소개한 바 있지만 고급 수입 세단과 정면으로 승부하는 G80의 디젤 라인업은 무게감이 다르다.
문제는 출시 시기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선 디젤 점유율의 감소가 두드러진다.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소비자들의 디젤 선호도가 낮아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각 수입사들이 디젤보다 가솔린 위주로 신차를 출시하고, 까다로워진 인증 과정 때문에 디젤 신차의 국내 출시 일정이 여느 때보다 늦어지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이번 G80 디젤 출시가 수입차 디젤 점유율이 떨어지는 시점을 적절히 파고 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디젤 세단 붐에 편승하기엔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이유다.
실제 2012년 6만대를 넘어선 수입 디젤 시장은 2015년 16만7,925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 기간 전체 수입 승용차 중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68.85%에 달했다. 그러나 디젤게이트 이후 수입 디젤차는 2016년 13만2,279대(점유율 58.72%), 2017년엔 10만9,929대(47.2%)로 급감했다.
G80이 경쟁상대로 지목하는 독일 고급 브랜드 세단에선 디젤 점유율 하락이 두드러진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베스트셀링카 E클래스의 경우 가솔린 판매가 디젤을 앞섰다. 일반 세단(AMG, 카브리올레, 쿠페 등 제외) 기준으로 E클래스 가솔린의 2017년 연간 판매대수는 2만74대, 같은 기간 디젤 판매실적은 4,864대에 머물렀다. BMW의 주력 5시리즈는 가솔린이 8,183대 판매되는 동안 디젤은 1만5,412대 소비자에게 인도됐다. 여전히 디젤 비중이 65%를 넘어가지만, 2012~2017년 5시리즈 누적 판매 중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71.8%)보다 7%P 가까이 낮아졌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디젤 라인업 출시가 당초 업계 예상보다 늦어진 감이 있지만 수입차 방어라는 측면에서 가장 존재감 있는 G80 디젤 출시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라며 "수입차가 주춤한 디젤 세단 시장에서 제대로 된 한 방을 보여주려면 국산 디젤 세단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제품력과 마케팅 활동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제네시스, G80 디젤 출시...5,170만원부터▶ 혼다, 파일럿 8인승 SUV 앞세워 시선 끌어▶ 여수에서 전기차 사면 최대 보조금 2,300만원▶ 주지아로가 빚은 자율주행 전기차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