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소형 상용차 올해말부터 한국 본격 투입
-르노 상용부문 티에리 부사장 "TCO(Total Cost of Ownership)로 경쟁할 것"
"1t 포터, 스타렉스 등은 현대·기아자동차가 한국에서 상당한 강자라는 걸 인정한다. 그래서 르노는 경상용차(Light Commercial Vehicle. LCV)를 한국에 내놓을 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치적 측면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다"
제네바모터쇼에서 국내 언론과 만난 르노 상용차 글로벌마케팅부문 티에리 부사장<사진>은 한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 장악력을 인정했다. 현대·기아차의 독보적인 경상용차 점유율을 감안하면 르노가 한국에 진출했을 때 아웃사이더라는 점을 숨기지 않은 것.
그는 "올해말 밴을 내놓기로 결정한 만큼 출시차종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초반부터 현대·기아차를 위협하는 것 자체는 불가능하다"면서도 "향후 2~3년에 걸쳐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 평판이 쌓이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에리 부사장은 르노 경상용차의 강점으로 "다양한 버전"을 꼽았다. 마스터의 경우 350가지 버전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캉구 밴은 65가지 버전을 갖고 있다는 것. 그는 "르노 경상용차는 단순히 르노차뿐 아니라 닛산과 미쓰비시가 보유한 상용차와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서비스와 제품면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소형 상용차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틈새는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자신감은 오랜 기간 많은 나라에서 경상용차를 판매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티에리 부사장은 "르노 경상용차느 29개국에서 이미 400여 가지 맞춤형 모델을 팔고 있다"며 "한국에선 현대·기아차보다 더 많은 적재하중, 다양한 맞춤형 용도 등을 앞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밴을 내놓고 이후 라인업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완제품 수입이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가격에 대해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지만 그 동안 한국에 없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우선 초점을 맞추겠다"며 "유럽과 남미 LCV시장 주도를 위해 많은 공부를 한 것처럼 한국시장도 조사를 깊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 경상용 전기차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LCEV는 주행가능거리보다 타깃 소비자별로 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며 "얼마 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LCEV로 120㎞ 구간의 시험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시장에 상용 전기차를 투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한편, 업계에선 르노가 가져올 밴 상용차로 "마스터"를 꼽고 있다. 공간이 넓어 승차석에 따라 12인승에서 19인승까지 활용할 수 있어서다. 또 여전히 15인승에 대한 국내 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그 보다 많은 승차인원의 강점을 내세워 학원 및 다인승 미니밴 수요 대응이 가능한 것도 배경이 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마스터가 국내에서 활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사실이지만 아직 정한 건 없다"고 말했다. 마스터의 프랑스 현지 판매가격은 용도에 따라 최저 2,500만~4,300만 원이다.
제네바=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