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에 벤츠가 중형 플러그인 SUV GLC 350 e 4매틱을 투입하자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PHEV를 아예 외면했던 것에서 벗어나 구매 가능한 여러 EV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24일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에 등장한 GLC 350 e 4매틱은 3개월 만에 213대가 판매됐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PHEV의 절반 정도에 해당되는 실적이다. 1~6월 GLC 전체 판매가 2,083대인 점을 감안할 때 10% 정도에 이를 만큼 PHEV로선 적지 않은 비중이다.  

 이를 두고 벤츠코리아는 뉴 GLC 350 e 4매틱이 주목받는 이유로 "PHEV"인 점을 꼽고 있다. 1,991㏄ 가솔린 엔진에 8.7㎾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로 작동되는 전기모터가 결합돼 소비자에게 일석이조 효과를 부여했다는 것. 실제 가솔린 엔진만 작동시킬 경우 복합기준 효율이 ℓ당 9.7㎞에 머물지만 순수 전기구동 모드로 최장 15㎞를 주행할 수 있어 전력을 부지런하게 사용하면 효율은 그보다 높아질 수 있다. 

 그러자 벤츠는 GCL e 4매틱이 PHEV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판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뉴 GLC 350 e 4매틱 AMG 라인도 준비한다. 더불어 하반기에는 효율과 성능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C클래스 PHEV도 내놓을 계획이다. GLC e 4매틱으로 프리미엄 PHEV의 시장을 개척했다면 이번에는 세단 PHEV로 외연을 넓히는 셈이다. 

 물론 2.0ℓ 엔진이라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고 211마력과 35.7㎏.m의 최대토크로도 충분하지만 전기모터로 최고 116마력과 34.7㎏.m의 성능을 돕는다. 특히 가속할 때는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로부터 추가 에너지를 공급받아 힘을 보태준다. 뿐만 아니라 전기로 작동되는 냉매 압축기 및 보조 기후 제어 장치는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도 실내를 냉각할 수 있다. 주행 전 원격을 통해 제어하면 되며, 운전자 취향에 따라 주행 모드는 "하이브리드(Hybrid)", "E-모드(E-mode)", "E-세이브(E-Save)", "충전(Charge)"의 4가지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리튬배터리 충전은 220V 가정용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다. 당연히 공영 충전소를 이용해도 된다. 충전기 및 충전소 이용 시에는 최장 2.5시간, 표준 가정용 전원 소켓은 4시간이 소요된다. 회사 측은 "충전할 때마다 연료비를 줄이는 것이어서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연료비가 많이 절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충전 시간에 대한 불편함은 남는다. 이를 위해 벤츠는 전용 충전기 보급에 나섰다. 일반 소켓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충전이 되며, 과전류 보호 기능 및 접지 사고 피로 차단 등으로 안전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GLC PHEV로 전동화 시대에 뛰어든 만큼 순수 전기차 EQ 보급을 위한 사전 작업도 한창이다. KT와 손잡고 EQ 전용 충전기를 개발, 전국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에 설치한 것. 이미 개발이 끝난 충전기와 스탠드는 "완속 5핀(Type1)" 방식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Q" 외에 해당 방식을 사용하는 모든 전기차의 충전이 가능하다. 7월 현재 72개의 충전기가 전국 전시장에 설치됐고, 벤츠 보유자는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EQ" PHEV 구매자가 가정 내 충전기 설치를 원하면 지원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전기차 이용에 있어 충전 솔루션은 필수적 요소"라며 "KT와 협업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충전기를 제공하는 것은 국내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 뿐 아니라 벤츠의 현지화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향후 전기차 충전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BC카드와 제휴, 메르세데스-벤츠 PHEV 보유자를 대상으로 충전비용을 무상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 페이지에서 보유 중인 전기차 정보를 등록하고 BC그린카드로 공용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충전비용 50%할인이 제공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