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EV 배터리에 문제 생기면? '셀만 바꿔'

입력 2019년01월13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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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용 절감과 수리에 효과적인 E브릭
  -실린더 셀 방식 패터리 팩 활용 범위 넓혀


 친환경 요소로 전기 파워 트레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용량과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구성과 방식, 비용 절감까지 고려해 팩(Pack)을 설계하는 추세다. 흔히 건전지로 비유되는 셀(cell)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열하느냐에 따라 효율 차이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배터리 팩은 전기 파워트레인의 성격을 구분 짓는 중요한 요소이고 개발도 까다롭다.

 미국 내 전기차 개발기업 알트이(ALT-E)에서 분사한 이메트릭스(e-Matrix)는 "이브릭(e-Brick)"이라는 패키징 기술로 전기차의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잡는 기업이다. 이 회사 이단 코벤트(Idan Kovent) 대표가 지난 11일 한국을 찾았다. 이스라엘 공대에서 항공우주 및 자율주행 동력을 개발한 후 현재는 원통형 실린더셀의 패키징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셀을 적재할 때 공간과 효율을 고려한 벽돌 방식을 만들어 특허를 취득했고, 창업했다. 이와 함께 배터리 관리 시스템으로 불리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함께 개발, 개별 이동 수단에 최적화된 배터리팩을 미국 내 주요 기업들에 공급 중이다. 실제 테슬라 출신들이 모여 상용 버스와 트럭 등을 전기차로 바꾸는 변환 특허 기업 알트이에 이메트릭스의 전기 파워트레인이 공급되고 있다.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난 이단 데이비드 코벤트 E매트릭스 공동설립자는 "배터리 팩은 셀의 구성과 적재 방법에서 성능과 효율 차이를 보인다"며 "실린더 셀을 적용한 E브릭은 흐름을 바꿔 놓을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브릭은 한 마디로 셀의 적재 방식이다. 마치 벽돌처럼 생긴 용기에 셀을 넣고 이를 체계적으로 쌓아 팩을 완성한다. 따라서 개별 이동 수단의 설계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바꿀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이동 수단 바닥에 평평하게 정렬해도 되고, 정사각형으로 만들 수도 있다. 현재 미국에서 각각 3t과 6t 트럭에 해당하는 클래스 3, 4에 들어가는 중이다. 동일한 성능을 발휘하는 용량일 때 그만큼 화물 적재 공간의 침범이 적기 때문이다. 

 E브릭의 가장 큰 특징은 벽돌 방식이기에 실린더 셀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파우치 타입은 셀 자체로 보면 납작하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지만 압력을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케이스를 사용해 전체 배터리팩의 부피는 늘어나게 된다. 실린더 셀은 이런 단점을 완벽히 보완하기 때문에 팩을 넣을 구조도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게 코벤트 대표의 설명이다. 

 코벤트 대표는 이브릭의 가장 큰 장점을 유지 비용으로 꼽았다.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 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원통형 모양의 실린더 셀 사용으로 수리 부분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사용하던 파우치 형태는 셀 하나가 고장 나면 배터리 팩을 통째로 바꿔야 했지만 실린더 셀은 고장 난 부분만 떼내어 교체할 수 있다는 것. 그러자면 팩의 구성 방식이 달라져야 했다. 결국 배터리팩을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해야 하는 파우치셀 기반의 배터리팩은 기업의 수익 관점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이브릭 방식은 소비자에게 보다 효율적인 셈이다. 하지만 코벤트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도 실린더셀 팩이 보다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팩 전체를 바꾸도록 해야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이브릭은 고장난 셀만 파악해 바로 바꿀 수 있어 개발 및 투자 비용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자동차 성능을 쉽고 빠르게 높일 수 있어 소비자는 물론 기업에서도 이득"이라고 강조한다. 

 E매트릭스의 이브릭 방식이 주목을 끌면서 최근 자동차 회사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벤트 대표는 "파우치 셀 방식으로 팩을 개발한 자동차 회사는 실린더 타입으로 바꿀 생각이 거의 없지만 테슬라를 비롯해 재규어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많은 완성차기업이 실린더 셀 방식의 팩 적용을 점차 늘리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이매트릭스는 미국 내 여러 다양한 이동 수단 활용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는 중이다. 미국 뉴욕시가 길거리 푸드 카트를 모두 전기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브릭 방식을 선택했고, 많은 물류 트럭을 보유한 펩시콜라도 이브릭 방식의 배터리팩 공급을 협의 중이다. 프로젝트 성과에 맞춰 430㎾h짜리 배터리 팩 10개가 들어가는 클래스7에 해당하는 12t 트럭 버전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 최대 온라인 기업의 물류 수단에도 이브릭 방식이 적용된 배터리팩 공급 계약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이단 코벤트 대표는 "이브릭 방식의 장점은 전체 팩을 구성하는 셀 중에서도 문제가 발생한 셀만 바꿔 유지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유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팩 모두를 바꿔야 하는 파우치셀 방식과 다른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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