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닛산 리프 BEV의 성공 방정식

입력 2019년03월31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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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 줄인 주행 성능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 인상적


 닛산의 대표 전기차 리프가 2세대로 돌아왔다. 리프는 2010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100% 배터리 전기차(이하 BEV)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만 40만대 이상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점차 상황이 달라지는 중이다. 전기차가 미래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떠오르며 경쟁사들이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어서다. 보다 강력한 파워트레인과 효율적인 배터리 시스템, 큰 차체를 바탕으로 리프의 기록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닛산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1세대 리프를 통해 축적한 소비자 빅데이터를 비롯해 그 동안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제품을 다듬어 최적의 전기차를 만들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그렇다면 닛산이 리프 BEV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서울과 양평을 오가는 리프 시승회를 통해 사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성능 및 승차감
 먼저 전기차가 가진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가속과 감속 어느 상황에서도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감각으로 거부감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리프에 들어간 e-파워트레인은 신형 40㎾h 고용량 배터리와 인버터 그리고 고출력 전기 모터를 바탕으로 토크와 출력을 높였다. 최고출력은 기존보다 38% 개선된 150마력(110㎾)이고 최대토크는 26% 증가한 32.6㎏·m를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9초가 걸린다.

 잔진동과 소음 없이 매끄럽게 질주하는 느낌은 전기차를 구입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리프도 마찬가지다.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감각이 일품이다. 다만 경쟁차에서 느꼈던 폭발적인 가속은 덜하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거나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 스릴은 조금 약하지만 탑승자를 고려하면 리프쪽 세팅이 이상적이다. 급가속이 반복되면 배터리 소모가 많아져 그만큼 주행거리가 짧아지고 차에도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신형 리프는 뛰어난 성능과 민첩성을 가지고 있다. 닛산 엔지니어들은 전기 모터와 변환장치의 향상된 출력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개선된 섀시로 안정성을 강화했다. 배터리를 포함한 무거운 부품들은 중앙에 위치시켜 방향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동시에 부드러운 코너링을 구현한다.

 핸들링은 허술하거나 굼뜨지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각도만큼 정확하게 움직인다. 1세대에서 개선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이다. 새 기술은 소프트웨어 조절을 통해 반응성을 높였고 조향 각도 센서와 10% 더 단단해진 조향 토션바를 기반으로 신속한 노면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엔진과 브레이크 양을 적절히 분배 제어하는 인텔리전트 라이드 컨트롤을 갖춰 코너링 시 진동을 줄이고 승차감을 높였다.

 속도를 줄일 때도 불쾌한 감각이 없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초반부터 차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일정한 답력을 준다. 이마저 e-페달 기능을 사용하면 브레이크에 발을 옮기는 일이 거의 없다. e-페달은 가속 페달의 압력을 높이거나 낮춰 회생제동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매끄럽게 속도가 떨어진다. 또 최대 0.2g의 감속비를 가지고 있어 완전히 정차가 가능하며 다시 가속 페달을 누르기 전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인버터는 기존 대비 2배 빠른 고속 처리장치를 기반으로 보다 정교한 전력 관리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고용량 배터리 팩은 1세대 리프와 같지만 적층 리튬이온 배터리 개별 셀 구조 개선으로 이전 제품에 비해 에너지 밀도를 67% 높였고 내구성도 향상시켰다. 

 그 결과 완충 시 주행 가능거리가 231㎞로 경쟁차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주행했을 때 운전자가 느끼는 체감 효율은 큰 차이가 없다. D모드부터 최대 30%까지 에너지 절약 가능한 경제적인 B+ 에코모드까지 총 4개(D, B, 에코, B+ 에코)의 운전 모드도 배터리를 살뜰히 아끼는 또 다른 요소다. 

 ▲디자인
 전기차가 가진 편견과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노력은 겉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닛산의 상징과 같은 V모션 그릴을 비롯해 LED헤드램프와 날렵한 앞범퍼까지 튀거나 모난 부분없이 잘 정돈된 디자인을 택했다. 옆은 공중에 떠있는 듯 보이는 투톤 컬러의 플로팅 루프와 C필러 디자인이 세련미를 더했고 뒷모습은 부메랑 모양의 테일램프와 유광 블랙으로 마감한 트렁크 라인, 공기 흐름을 고려해 디퓨저를 추가한 범퍼가 특징이다.

 실내도 단정한 모습으로 부담이 덜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바늘이 섞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 D컷 스티어링 휠, 공조장치 버튼은 필요한 곳에 일목요연하게 배치해 정보를 제공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UI 구성이 깔끔하고 주행 분석이나 충전소 위치 등 전기차에 특화된 정보를 전달해 만족도가 높다. 이 외에 배터리 팩을 아래에 평평하게 배치한 덕분에 일반 해치백과 다르지 않은 2열 공간을 확보했고 바닥이 깊은 435ℓ의 트렁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총평
 리프는 전기차 시장을 이끈 선구자 면모와 노하우를 보여주는 이동 수단이다. 수정과 보완을 통해 전기차가 갖고 있는 단점을 줄였고 꼭 필요한 핵심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2세대 리프에 묻어난다. 단순히 숫자만 가지고 경쟁차와 비교하면 큰 착각이다. 실 사용에서 만족이 좋고 부담없이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차로 거듭났다. 닛산 리프는 S와 SL 두 개 트림으로 나뉘며 가격은 각각 4,190만원과 4,900만원이다. 물론 구매 때는 정부 보조금이 지원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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