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렉서스의 색다른 제안, UX

입력 2019년04월02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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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 재미 돋보이는 콤팩트 SUV
 -낮은 무게중심과 역동적인 핸들링 성능 인상적


 세계적으로 SUV 세그먼트 인기가 지속되면서 첫 차로 접근성이 높은 소형 SUV에 대한 관심도 식을 줄 모른다. 완성차 회사들은 앞 다퉈 시장에 뛰어들었고 렉서스도 흐름에 합류하기 위해 소형 SUV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2016년 파리모터쇼에 UX 컨셉트를 처음 선보였고 지난해 3월 제네바모터쇼에 최종 양산차가 공개됐다. 이후 일본을 시작으로 작년 가을부터 판매에 들어갔고 국내에는 2019 서울모터쇼를 통해 신고식을 치렀다.

 그런데 UX는 "렉서스" 이미지의 고정 관념을 버리기 위해 노력한 점이 흥미롭다. 운전 재미를 높이기 위해 무게중심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주행 성능을 높였기 때문이다. 또 렉서스가 잘 다루는 세심한 디테일과 꼼꼼한 마감은 그대로 유지하되 안전 품목을 확대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넘쳐나는 소형 SUV 사이에서 렉서스만의 방향을 지키며 파격적인 변화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서다. 

 ▲스타일&상품성
 길이 4,495㎜, 너비와 높이는 각각 1,840㎜, 1,520㎜다. 볼보차 XC40이나 짚 컴패스와 같은 수입 경쟁차와 비교하면 길지만 너비와 높이는 다소 작다. 실제 눈으로 보는 덩치도 크지 않다. 볼륨감 있게 부풀리기보다 렉서스식 디자인을 적용해 날카롭고 반듯하게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크기는 다소 작지만 시선을 끌만한 역동적인 형상은 지킬 수 있었다. 복잡한 일상생활 속 운전이 많은 도심형 SUV의 특징을 잘 표현했다. 

 렉서스 디자인의 상징인 대형 스핀들 그릴은 입체 무늬를 넣어 존재감을 나타내고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인상을 준다. 화살촉 모양 LED 주간주행등은 램프 위에 옮겨 달았고 세로로 길게 내려오는 앞범퍼 공기흡입구도 눈에 띈다.

 옆은 휠아치에 두른 두툼한 플라스틱 범퍼가 SUV 성격을 나타낸다. 날카롭게 철판을 접은 캐릭터 라인과 감각적인 사이드미러는 NX와 RX에서 보던 모습과 비슷해 통일감을 살렸다. 트렁크를 얇게 가로지르는 테일램프도 UX를 표현하는 또 다른 특징이다. 렉서스는 레이싱 카 뒷 날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램프는 운전 시 바람으로 인한 차의 흔들림을 안정시키는 공기역학 기능도 겸한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 구조다. 와이드 형태의 10.3인치 모니터를 비롯해 공조장치와 센터 콘솔 디자인도 모두 운전자 쪽으로 치우쳐 있다. 버튼 크기는 작지만 인체공학적 설계로 누르기가 편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시인성이 높다. 디지털 계기판과 뿔처럼 솟은 운전모드 조절 레버, 손에 쥐는 맛이 좋은 스티어링 휠까지 운전석에 앉으면 당장이라도 가속페달을 밟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터치패드는 면적이 넓고 감각이 자연스러워졌다. 이와 함께 변속레버 앞에 있는 무선 충전 패드와 통풍 시트 등 최신 흐름에 맞춘 편의 품목도 갖췄다.

 그러나 단점도 엿보인다. 2열 머리 위 공간은 여유롭지만 무릎 공간은 다소 좁다. 장거리 주행 시 성인 남성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소형 SUV의 한계일 수 있지만 팔걸이 컵홀더를 제외하면 별도의 수납공간이 없는 것은 아쉬움이다. 이외 송풍구를 열고 닫는 레버에는 유리 반사를 이용한 입체적인 조명이 이채롭고 렉서스 특유의 세심한 디테일도 돋보인다. 

 ▲성능
 엔진은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과 전기모터가 결합해 최고 183마력, 최대 19.2㎏·m의 토크를 발휘한다. 숫자로 보면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체감 가속은 기대 이상이다. 렉서스는 전기모터 역할을 강조했다. 전기모터가 제어하는 흡기축 가변 밸브 타이밍을 확대 적용해 열 손실을 줄여 얻은 결과라고 설명한다.  

 변속기도 재빠르게 달려 나가는 과정에 힘을 보탠다. 무단변속기는 소프트웨어 조정으로 마치 자동변속기처럼 변속 시점을 임의로 정하며 운전에 재미를 더했다. 고회전 영역에서 들리던 무단변속기 특유의 소음은 많이 줄었고 반응도 한층 빨라졌다. 엔진과 궁합이 좋아 별다른 불만을 느끼기 힘들었다.

 UX의 진가는 코너에서 나온다. 가속페달을 밟고 스티어링 휠을 몇 번 돌려보면 차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차분하고 나긋나긋하게 달릴 줄 알았던 렉서스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UX에 처음 적용된 GA-C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새 뼈대는 고장력 강판을 최적 배치하고 레이저 스크류 웰딩 및 구조용 접착제 사용을 늘려 강성을 높였다. 회사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경량화 및 차체 무게중심을 낮추는 데에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중심점이 낮아서 코너를 통과할 때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또 한 번 잡은 무게중심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아 어떠한 기울기와 방향에도 올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든든한 골격을 믿고 과감하게 다뤄도 불안함이 없다. 고속 코너에서도 휘청거림이 적고 바닥에 붙어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며 통과한다. 낮은 시트 포지션과 UX 전용으로 개발한 탄탄한 서스펜션도 경쾌한 운전을 도와주는 숨은 조력자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고갯길을 나와 고속도로로 이동했다. 안전 기능을 모두 활성화하고 크루징을 이어나가면 한없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UX에 들어간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는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와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오토매틱 하이빔(AHB)으로 구성된다.

 사용이 많은 실용적인 4가지 구성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특히 각 기능이 작동하는 과정은 운전자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고 부드럽다. 급하게 앞차와 거리를 넓히거나 차선을 안쪽으로 틀지 않아 거부감이 덜하다.

 ▲총평
 UX의 방향은 명확하다. 운전하는 행위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스포츠 SUV의 역할이 우선이다. 그 속에서 세련된 디자인과 정교한 마감, 고급스러운 소재로 탑승자 모두에게 만족을 준다. 공간 활용은 다소 아쉽지만 운전석에 앉는 비중이 많은 것이 자동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주는 효율과 성능은 충분한 이점으로 다가온다. 다루기 쉬우면서 스피드를 즐기고 렉서스가 주는 편안한 감각까지 동시에 누리고 싶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듯 하다.

 가격은 UX 250h 2WD 4,510만원, AWD 5,410만원.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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