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진화의 기술, 쌍용차 베리 뉴 티볼리

입력 2019년06월20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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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도 높은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
 -신차 급 변화로 이뤄낸 신선함 돋보여


 진화(進化)는 사전적 의미로 일이나 사물 따위가 점점 발달해 가는 것을 뜻한다. 자동차에 있어서 진화는 가장 뚜렷한 변화의 산물이다. 적게는 수년, 많게는 10년 이상 걸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신차에서 진화가 두드러진다. 부분변경은 기존의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하고 보완하는 정도에 그친다. 

 쌍용차 신형 티볼리는 진화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차다. 지난 2015년 1월 출시 이후 4년 만에 바뀐 부분변경 제품이지만 디자인과 상품 구성을 보면 완전변경 신차라고 말해도 손색없다. 상당한 변화의 폭은 눈에 보이는 디자인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티볼리의 전면부는 한 체급 위인 코란도를 닮았다. 앞으로 선보일 패밀리룩을 적용해 단정하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최고급 트림에는 전조등과 하이빔, 안개등, 방향지시등까지 모두 LED가 들어간다. 기능은 물론 미적 감각까지 고려한 상품성 높은 구성이다. 그릴과 안개등을 감싼 앞범퍼, 보닛 주름까지 전부 새롭다.

 실내는 완전히 다른 차를 보는 것 같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형태는 물론 버튼 위치와 기능들도 전부 새로 바꿨다. 9인치 AVN 기반의 태블릿 타입 모니터는 큼직한 화면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미러링도 기본으로 포함된다. 계기판은 디지털 방식의 10.25인치 모니터로 채웠다. 화려한 그래픽과 깔끔한 UI는 쓸수록 만족을 준다. 

 편의품목은 기존 티볼리 오너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세심하게 다듬었다. 마이크로 필터를 더한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과 8가지 방향을 움직일 수 있는 운전석 전동 시트, 4방향으로 조정 가능한 요추지지대 등이 대표적이다. 시트는 천연가죽을 활용했고 실내 색상은 버건디 투톤, 소프트그레이, 블랙의 세 가지를 제공해 선택 폭을 넓혔다. 여유로운 2열 공간과 427ℓ의 트렁크 공간은 기존 티볼리와 같다.

 시승차는 새로 개발한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넣어 최고 163마력(ps), 최대 26.5㎏·m를 발휘한다. 엔진과 합을 맞추는 변속기는 아이신사의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다. 또 내구성 확보를 위해 이중 카본축적 방지 밸브 시스템을 채택했고 통합형 배기 매니폴드 타입 엔진헤드와 고압연료분사 시스템 경량화로 응답성과 정숙성을 높였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기대 이상으로 조용하고 잘 나가기 때문이다. 스로틀 반응이 매끄럽고 차는 경쾌하게 앞으로 뻗어 나간다. 일상 주행을 비롯해 고속 영역에서도 힘겨워 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배기량보다 1.5배 더 역량을 발휘해 운전자에게 스르트레스 없는 가속감을 제공한다. 변속기는 민첩함보다는 부드럽고 여유로운 쪽을 택했다. 운전이 서툰 초보자나 성능에 목숨 걸 이유가 없는 여성 운전자한테는 오히려 더 이상적인 세팅이다.

 운전 모드별 차이는 크지 않다. 스포츠라고 해서 성격을 180도 바꿔 또 다른 매력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 조절하면 조금 나은 스로틀 반응과 묵직한 스티어링 휠 감도를 경험하는 수준이다. 아쉬움은 탄탄한 하체와 서스펜션 감각으로 잊는다. 도로 위 굴곡을 적당히 거르면서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아나가며 운전자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뒤에 토션빔 대신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들어가는 네바퀴굴림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승차감은 더 좋아질 듯하다. 참고로 티볼리는 동급에서 유일하게 가솔린과 디젤 트림 모두 네바퀴굴림을 선택 품목으로 제공한다. 이 부분에서는 경쟁차보다 티볼리가 우위에 선다.

 달리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딥 컨트롤이라고 부르는 주행안전 보조시스템이다. 쌍용차는 앞차출발알림과 안전거리경보, 사각지대감지 등을 포함한 13개 기능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고 기술을 소개했다. 고속 주행에서 모든 기능을 활성화하면 확실히 안전하고 믿음을 주기 충분하다. 각 기능들의 반응이 자연스럽고 이질감이 적어 한번 손에 익으면 자주 사용할 듯하다. 다만 크루즈 컨트롤을 켰을 경우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기능은 없기 때문에 반 자율 주행까지는 한계를 보인다.

 신형 티볼리는 단순한 부분변경 수준에 그치치 않는다. 그보다는 한 단계 높은, 완전변경에 가까운 제품으로 돌아왔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현대차 코나의 등장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신형이 나온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제 남은건 시장 반응이다.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쌍용차의 야심작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조용한 변화에 그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치밀하게 계산된 진화는 성공적이었고 신형 티볼리는 여전히 구매 가치가 높은 매력적인 차라는 것이다. 신형 티볼리가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지 꽤 흥미로운 볼거리가 예상된다.

 가격은 가솔린 V1(수동) 1,678만원, 자동 1,838만원, V3 2,050만원, V5 2,193만원, V7 2,355만원, 디젤 V1 2,055만원, V3 2,240만원, V5 2,378만원, V7 2,535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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