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물량 수급과 인증여부가 관건
-일부 브랜드, 완전변경 신차 투입 앞둬 반등 요인 높아
-판매 저조 브랜드, 공격적인 판촉 요구돼 올 상반기 수입차 신규 등록이 전년 대비 22.0% 감소했다. 물량부족과 인증지연, 판매 저조 등 브랜드별 상황이 제각각인 만큼 남은 하반기 반등 요인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23개 브랜드 중 올해 1~6월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브랜드는 13곳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한때 전체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했던 독일 브랜드는 포르쉐를 제외하고 모두 역성장을 피하지 못하면서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30.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인 벤츠코리아는 전년 대비 19.4% 줄어든 3만3,116대를 상반기에 내보냈다. 회사측은 물량 부족과 인증 지연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E클래스 등 주력제품의 물량 확보에 따라 월별 출고 편차가 적지 않은만큼 지속적인 물량 수급이 하반기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위 BMW코리아는 상반기 성적은 1만7,966대로 전년 대비 무려 48.0%나 실적이 빠졌다. 1위 벤츠와의 격차는 작년 같은 기간 6,500여대에서 올해는 1만5,000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대규모 화재리콜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큰 폭의 할인으로 실적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3시리즈가 올해 완전변경을 거치며 판매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지목되고 있다. 회사는 하반기 8대의 신차를 예고한 상태지만 볼륨 제품이 아닌 만큼 주력 제품의 할인 여부가 반등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전년 5,011대에서 절반이 줄어든 2,560대 출고에 그쳤다. 이 마저도 3월까지 거둔 실적으로 4월부터는 판매 가능한 제품군이 전무한 상태다. 당초 회사는 연내 13종의 신차 출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진행 상황은 요원하다. 대신 구형 Q7 가솔린이 재인증을 마치고 일부 물량이 판매 대기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신임 사장이 부임한 만큼 분위기 쇄신으로 신형 A6 등 주력 제품의 판매에 돌입 한다면 하반기 실적 증가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6월까지 1,775대를 내보내며 5,268대였던 전년 상반기에 비해 큰 폭으로 실적이 떨어졌다. 주력 티구안과 파사트GT가 새로운 배출가스 기준인 WLTP 적용 이후 국내 수입이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회사는 현재 아테온 디젤 1종만 판매하고 있지만 남은 하반기 신형 투아렉과 소형 SUV 티록 출시를 목표로 한 만큼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상반기 렉서스 부문에서 33.4%의 성장으로 재미를 본 반면, 토요타 브랜드에서는 24.3%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주력 캠리의 영향이 컸다. 전년(5,155대) 대비 35.7% 빠진 3,313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경쟁 제품 혼다 어코드가 상반기 3,512대를 판매하며 전년 472대 대비 3,000대 가깝게 판매가 늘어난 만큼 수요를 뺏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남은 기간 캠리의 판촉 여부가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최근 출시한 신형 라브4가 두 달 연속 월 300대 이상의 출고를 기록한 만큼 반등에 힘을 실어줄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주력 제품의 노후화로 실적이 떨어진 브랜드도 있다. 포드코리아는 19.8% 줄어든 4,732대, 랜드로버와 닛산은 각각 33.7%, 25.4%씩 하락한 4,203대, 1,967대에 그친 것. 세 브랜드 모두 하반기 완전변경 신차를 예고한 상태여서 반등 요인은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포드는 6세대 익스플로러, 랜드로버와 닛산은 각각 2세대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3세대 알티마를 투입한다.
이외에 한불모터스는 올해 프리미엄 브랜드 DS의 런칭과 동시에 DS7크로백 투입, 시트로엥 부문에서 C5 에어크로스 출시, 푸조 부문에서는 신형 508 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실적은 푸조와 시트로엥 각각 30.5%,19.6%씩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브랜드 성장을 이끈 푸조의 주력 SUV 라인업의 신차 효과가 사라짐과 동시에 시장의 반(反) 디젤 정서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독일차의 공격적인 할인정책도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하반기 적극적인 판촉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이끌고 있는 독일차의 물량 수급과 인증 여부에 따라 하반기 수입차 업계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량과 상관 없이 판매가 저조한 브랜드는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현대차, "성능·효율·환경" 다 잡은 엔진 기술 선봬▶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 전년대비 22.0% 줄었다▶ [시승]그랜저와 다른 결, 기아차 K7 프리미어▶ [시승]덩치를 잊은 민첩함, BMW 7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