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휘발유, 비싼만큼 제역할 할까

입력 2019년09월02일 00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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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이 고급유 차이 느끼기 힘들어
 -꾸준한 동력계 관리가 더 중요


 자동차 운전자라면 고급유에 대한 관심과 함께 주유소 앞에서 망설였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고급유를 넣으면 왠지 차가 더 잘 달리고 좋을 것 같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그 차이가 정말 있을 지 몰라 주저하게 된다. 그렇다면 고급유는 정말 일반 휘발유와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은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동일하다.
 

 30일(현지 시간) 한 영국 자동차매체는 고급유와 관련된 흥미로운 소식을 전했다. 빌 스터진스키 GM 파워트레인 연료효율담당 매니저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급유의 허와 실을 밝힌 것. 스터진스키 매니저는 "고급유에 대한 이미지에 거품이 많이 있다"며 "일상 주행에 활용도가 높은 자동차는 굳이 넣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했다.

 고급유는 옥탄가를 기준으로 정한다. 옥탄가는 휘발유가 연소할 때 이상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의 수치를 말하는데, 0~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우수한 옥탄가를 뜻한다. 일반 휘발유는 평균 91~94 수준이고, 대개 옥탄가 95 이상 넘어가는 휘발유를 고급유라고 부른다. 

 옥탄가가 낮으면 연소시점과 피스톤 이상 폭발로 엔진이 불규칙한 열효율을 내고 결국 출력이나 토크 저하로 나타난다. 특히 빠른 시간 안에 강한 성능을 쏟아붓는 고성능차는 옥탄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고성능차의 경우 옥탄가가 높은 고급유를 권장하는 추세다.


 스터진스키 매니저는 고급유를 꼭 넣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자동차들은 부품 내구성이 좋고 소프트웨어로 출력을 높이기 때문에 정유사 기준에 맞춘 옥탄가 90 이상의 연료만 넣어도 충분하다는 것. 높은 엔진회전수를 쓰지 않는 일반도로에서 정속주행할 경우는 옥탄가 차이를 운전자가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에 고급유에 스트레스를 안받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고급유에 집중하기보다는 과급기의 상태나 베어링 마모도, 점화플러그 점검 등 동력을 전달하는 장치 관리가 더 중요하며, 꾸준한 관리와 온도에 민감한 만큼 겨울철에는 어느 정도 열을 받았을 때 역동적인 주행을 할 것을 당부했다. 한 마디로 운전자의 애정 어린 관리가 고급유를 넣은 것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급유가 전혀 쓸모없는 건 아니다. 그는 서킷에서의 시간 단축이나 승부를 가리는 경주에서는 필요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미처 고급유 세팅을 하지 않았다면 일시적으로 성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옥탄부스터와 같은 첨가제를 쓰면 된다고 조언했다. 결과적으로 스터진스키 매니저는 꼭 넣기보다는 상황에 맞춰 사용하는 걸 권장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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