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자동차 시장이 불황기에 들어섰지만 벤츠 등 고급 브랜드 차량은 여전히 양호한 판매 실적을 나타내면서 시장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2일 경제지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1∼9월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작년부터 빙하기에 접어든 뒤 올해도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승용차 판매량은 2천272만대로 전년보다 6.0% 감소했는데 중국에서 연간 승용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외국 자동차사와 합작하지 않은 중국 본토 자동차 브랜드들의 부진은 더욱 심각한 편이다. 1∼9월 중국 본토 브랜드 승용차 판매량은 590만3천대로 작년 동기보다 18.5% 감소했다.
중국에서 승용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산층을 포함한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것과 관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중국에서 디디추싱(滴滴出行)으로 대표되는 차량공유 산업이 크게 발달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굳이 차를 소유하지 않으려 하는 문화가 퍼지는 점도 자동차 시장 침체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시장 흐름 속에서도 1∼9월 고급차 판매량은 오히려 11% 증가했다. 중국의 고급차 시장은 독일 메이커인 벤츠, 아우디, BMW가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독일 3사는 모두 중국 자동차 회사들과 합작 법인을 세우고 중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고급차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아 추가 성장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딜락 관계자는 차이신에 "중국 전체 승용차 중 고급차 비율은 10%가량으로 성숙한 미국과 유럽 시장의 15∼20%보다 낮다"며 "중국 고급차 시장은 비교적 장기간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현대차도 고급 차량인 제네시스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중국 고급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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